INTELLIGENT ROBOTS

지능을 갖춘 로봇 시대가 온다

로봇 시대가 오고 있다

‘로봇’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40~50대들은 애니메이션에 나왔던 ‘태권 V’, ‘우주소년 아톰’이 떠오를 것이고 20~30대들은 영화 <아이로봇>이나 <AI>에서의 ‘NS-5’나 ‘데이비드’가 생각날 것이다. 가깝게는 우리 영화 <승리호>의 ‘도로시’를 언급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로봇이 영화 속의 일이라고 생각하거나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물론 무시무시한 힘을 가졌거나 무엇이든 척척 해내는 로봇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로봇 시대는 이미 우리 생활 가까이까지 와 있다.
최근 산업현장을 넘어 생활 속으로 로봇이 들어오고 있다. 주문이 들어오면 자동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요리사 로봇이나, 목적지까지 음식을 배달하는 로봇이 속속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병원의 수술로봇, 용접 · 조립 로봇 등은 이미 산업 현장에서 보편화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가정에서 활용하는 로봇도 인기를 끌고 있다. 청소용 로봇의 경우 이미 일반화가 되어 있고,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주는 반려 로봇 또한 이미 전국 곳곳에 퍼져 있다.

로봇이란?

‘로봇’의 정의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그 기원을 살피면 로봇에 대한 개념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로봇(Robot)이라는 단어는 1920년 체코슬로바키아의 극작가 카렐 차페크(Karel Čapek)의 희곡 <로숨의 유니버셜 로봇(Rosuum’s Universal Robots)>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이 희곡에서 로봇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어 육지로 팔려가는 기계다. 알아서 척척 대신해 주는 기계가 등장하자 사람들은 열광한다. 그런데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던 기계에 영혼을 불어넣자 기계들은 자신들이 인간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반란을 일으킨다. 여기서 기계를 부르는 이름인 ‘로봇’은 체코어의 노동을 의미하는 단어 ‘robota’에서 따왔다고 한다. 의미상으로는 인간을 닮아 인간을 대신해 노동을 해주는 기계가 로봇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희곡에서의 로봇은 단순한 기계를 넘어 알아서 판단하고 인간을 대신해 일을 해준다. 즉 지능을 가진 기계다. 정리해 본다면 지능을 가지고 인간의 노동을 대신해 주는 기계가 로봇인 셈이다. 현재 공학적인 의미로 로봇은 ‘외부환경을 인식(Perception)’하고, ‘스스로 상황을 판단(Cognition)’하여, ‘작업을 위해 동작(Mobility & Manipulation)’하는 기계라는 의미가 합의되어 있다.
인간은 오랫동안 지능을 가지고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기계를 꿈꿔왔다. 유대교 신화 속에 솔로몬 왕이 자동기계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움직이는 자동기계를 설계한 기록이 있다. 그러나 이 시기의 자동기계의 개념은 단순히 특정한 상황에서 명령된 행동을 하는 기계였다. 외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상황 판단을 하는 기능을 갖추지는 못했던 것이다. 이러한 자동기계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산업혁명 이후 기계 산업의 발달에 따라 인간의 노동을 기계가 대체해 왔다. 자동화된 설비는 힘든 일이나 정밀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능동적으로 일하지는 못했다. 입력한 값에 주어진 명령에 한해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컴퓨터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에 따라 기계가 지능을 갖추기 시작했다. 생각할 수 있는 자동기계, 진짜 로봇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인간을 대체하는 로봇의 장점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한다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첫째, 로봇은 인간보다 훨씬 값싸게 노동을 제공한다. 로봇은 동력원만 있으면 척척 알아서 움직인다. 휴일도 필요치 않고, 초과근무나 야간근무도 군소리 없이 척척해 낸다. 설치비를 제외한다면 실제로 절반 이하에도 24시간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수 있다.
둘째, 로봇은 생산성도 높고 산출물의 품질도 높다. 생산과정에서 신뢰성과 정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지루하고 반복적인 활동으로 인한 피로도 없고, 집중력 하락도 없어 작업에 실수가 거의 없다. 작은 움직임도 정밀한 제어가 가능해 초정밀작업에서 이미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 있는 상태다.
셋째, 로봇은 위험한 환경에도 끄떡없다. 고온 · 저온 등 극한 환경 등에서도 위험 부담 없이 작업을 할 수 있고, 사람보다 몇 십 배 높은 중량도 들 수 있다. 유해 환경에 노출되어도 웬만해선 고장이 나지않는다. 반복 작업에 따른 부상 위험도 없어서 산업 현장의 안정성이 올라간다.
넷째, 로봇은 이직하지 않는다. 사람은 이직하거나 결근할 수 있지만 로봇은 그럴 일이 없다. 있다. 오히려 로봇은 전환과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급속도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늘어날 수 있다. 고숙련 노동자가 부족하다면 로봇이 대체제가 될 수 있다.

로봇의 한계와 도전

이렇게 장점이 많지만 지금까지 로봇은 폭넓게 보급되어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동작을 통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아주 쉽게 행동하는 동작도 기계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아주 복잡한 계산과 그를 운영하는 기술들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로봇 기술은 그를 뒷받침 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인간이 식탁에 위의 물체를 집어 올리는 동작을 생각해 보자. 로봇이 이 동작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시각적으로 물체의 존재와 위치를 파악해야 하고, 식탁까지 이동해야 한다. 또 물체가 손상되지 않도록 적절한 힘으로 집어야 하고, 물체의 무게보다 더 큰 힘을 작동시켜 들어 올려야 한다. 시각 센싱은 물론이거니와 물체의 특성을 판단하는 능력, 물체가 손상되지 않도록 가해야 하는 힘 계산, 물체의 무게를 들어 올리는 적용 등 치밀하고 복잡한 계산과 적용을 통해 물건을 들어 올려야 한다. 또 다른 문제는 에너지 문제다. 로봇은 기계이기 때문에 가동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소모해야 한다. 로봇이 이동 범위를 갖는다면 배터리를 탑재할 수밖에 없다. 배터리 기술이 발달하지 않는다면 로봇이 활용될 수 있는 범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로봇을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기술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지능기술과 함께 로봇 행동을 제어하는 제어기술 및 부품기술들이 포함된다. 지능 기술의 경우 인공시각, 인공청각, 인지추록, 휴먼 인터페이스 등의 기술이 적용되며, 제어기술은 로봇팔, 로봇다리, 적응제어, 소프트웨어 기술로 세분할 수 있다. 부품기술은 센서, 구동기, 제어기개발로 구분된다. 이외에도 구성하는 소재, 사용하는 에너지 등도 모두 고려해야 하는 분야다. 이러한 기술들이 모두 조합되어 완성되는 것이 로봇 기술인 셈이다. 최근까지의 기술 성숙도로는 제대로 된 로봇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다양한 결과였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과 기술을 발달로 인해 지금까지 벽으로 인식되었던 것들이 급격하게 허물어지고 있다. 다양한 센서의 향상과 위치기술의 발달, 배터리 기술의 발달, AI 등 컴퓨터의 판단능력 향상 등 로봇의 작동에 필요한 기술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인간을 닮은, 인간을 모방한 로봇까지 개발 계획이 발표된 상태다. 미국의 유명한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물론, 전기차로 유명한 테슬라에서도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Optimus)를 제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로봇에 대한 기대치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다양하게 발전되는 로봇의 가능성

이렇게 시장에 다양한 로봇 개발 계획이 발달하면서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ChatGPT가 등장하면서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로봇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인식(Perception)과 판단(Cognition)이 중요한데, 인공지능 발달에 따라 이러한 인식과 판단에 대한 계산이 정밀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다면 지금까지 가지 못했던 지능형 로봇의 길이 열릴 수 있다.
특히 가장 주목받는 것은 서비스 로봇이다. 산업현장의 로봇은 비교적 한정된 환경에서 작업을 했지만 서비스 로봇은 다양하고 복잡한 환경에 맞춤 행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이 어려웠다. 그러나 기술 발전으로 한계들이 극복되면서 다양한 로봇들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는 로봇이나 식당의 조리로봇, 배달로봇, 교육용 로봇, 돌봄 로봇 등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속도로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다. 자율이동로봇과 무인운반로봇 등 제조 및 물류현장의 서비스 로봇에 대한 보급 속도도 가파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로봇 시장이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로봇 시대를 위해 개발해야 할 기술들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로봇들보다 더 많은 로봇이 개발 · 보급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GIST가 만들어 가는 로봇

도서관 로봇 친구와 함께 독서를 즐겁게!
인공지능(AI)기반 어린이 독서활동 지원 로봇 개발

GIST 한국문화기술연구소는 ‘인공지능(AI) 기반 어린이 독서활동 지원 로봇 및 서비스 콘텐츠 개발(연구책임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김홍국 교수)’을 수행하고 있다. 본 연구로 어린이의 심리특성을 반영하여 독서활동을 지원하는 ‘UI/UX(사용자 환경/경험) 및 지속 가능한 서비스’와 어린이의 독서 흥미 유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상호작용형 로봇 소프트웨어(SW)’ 및 ‘독서활동 지원 로봇’을 개발했다. 도서위치 안내로봇은 ▲도서 데이터베이스와 연계한 경로 탐색 기술 ▲보행자 및 장애물 회피를 포함하는 안내로봇 기술 ▲안내로봇 조작을 위한 UI/UX 기반 실내 자율주행 서비스 기술 ▲어린이 독서활동 지원 UI/UX 기술 ▲독서활동 지원 로봇 대응기술로 서버 기반 어린이 음성 감정 인식/ 영상감정인식 기술 등이 적용되어 있다. 이 기술로 인해 어린이들은 도서관에 단순히 책을 읽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친구와 함께 놀이하듯이 로봇과 함께 책을 고르고 찾으며 독서활동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게 된다.

뇌질환 치료용 약물담지
마이크로 나노로봇 시스템

아주 작은 크기의 나노로봇을 통해 뇌의 병변 부위에 약물을 주입할 수 있는 기술이다. 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윤정원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이 시스템은 자기입자영상장치(Magnetic Particle Imaging, MPI) 장비와 조이스틱을 활용해 조작할 수 있고, 나노입자의 로봇 내비게이션을 적용해 뇌의 원하는 병변 부위에 원하는 농도로 약물을 정확하게 주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뇌종양 · 뇌졸중 등의 질환 치료에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중형 동물(개, 고양이 등)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개발되어 있으며, 인체 적용 및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