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나만의 음악을
만드는 시대가 온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 다양한 음악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 배경음악이 나오고, 라디오를 틀어도 음악이 나오며, SNS에도 음악이 섞여 있다. 한편으로 우울할 때 경쾌한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 사색에 잠기기 좋다.
기분에 따라 음악을 골라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내가 음악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미치게 된다.
이제 그런 시대가 온다. 음악이 인간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바로 인공지능 음악이야기다.

음악의 기술적 발전

근대까지의 음악은 기술에 옹고집이었다. 클래식으로 대표되는 음악은 아날로그식 전통을 가장 충실하게 지킨 예술 장르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음악은 현대에 들어서면서 비교적 빠르게 기술을 받아들여 상업적으로 성공한 예술 분야이기도 하다. 레코드, 축음기와 같이 복제를 빠르게 받아들였으며, 라디오와 같이 전파를 통한 확산, MP3와 같이 음원을 통한 유통, 그리고 신시사이저 · 드럼머신과 같은 전자 음악 장르의 개척 등 음악은 최신 기술을 잘 적용해 지금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컴퓨터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음악 작곡 부분은 이보다 더 속도가 빨랐다. 무려 60여년 전인 1957년에 레자렌 힐러와 레너드 아이작슨이 알고리즘과 컴퓨터를 활용해 작곡을 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일리악(ILLIAC) 컴퓨터를 활용해 최초의 컴퓨터 음악인 ‘일리악 모음곡’을 공개하기도 했다. 1980년대 캘리포니아 음악교수 데이비드 코프는 클래식 음악가들의 작품을 분석하고 그들의 스타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기도 했으며, 2016년 프랑스 저작권 협회는 인공지능 작곡가 AIVA(Artificial Intelligence Virtual Artist)를 작곡가로 인정하기도 했다.

상업적으로 가치가 높은 음악

음악은 산업적으로 발달된 분야이기도 하다. 대중적으로 보급된 예술장르이기도 하고, 그에 따른 수요와 공급도 매우 크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세계 음반시장 규모는 약 34조 원 정도이며, 매년 5% 내외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음반 구매가 아닌 클라우드를 통한 스트리밍 방식을 통한 서비스는 매년 10%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영상 배경음악을 통해 또다른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음악은 저작권에 대한 개념과 표절에 대한 시비가 잦으며 비교적 엄격한데, 이는 음악에 대한 생산과 소비를 더욱 촉진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듣는 음악이나 틈틈이 보는 동영상 속에도 음악 사용료는 꾸준하게 지불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 음악

돈이 되는 산업으로 발전할수록 음악은 시장을 빠르게 넓히는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현대의 음악은 대중예술이기도 하지만 소비층은 철저하게 개인적으로 파편화되어 있기도 하다. 개인별로 즐겨 듣는 음악이 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에게 맞는 음악을 제공할수록 음악은 더욱 사랑받을 것이다. 이러한 특성에 발맞추어 이미 여러 음악 플랫폼에서 개인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날씨나 위치, 상황, 기분에 따라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개인이 음악을 작곡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면서 맞춤음악을 작곡해 주는 시대까지 열리고 있다.
이미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클릭 몇 번으로 제작할 수 있는 기술까지 와 있다. 현재 GIST 안창욱 교수가 개발한 국내 최초 AI작곡가 이봄과 AI작곡 엔진이 탑재된 다양한 음악 작곡 소프트웨어 MUSIA(뮤지아)도 누구나 쉽게 작곡을 접할 수 있고 그 결과물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게 한다. 또한 기본적인 선율을 제공하면 다양한 음악 풍으로 편곡해 주는 기술도 상용화되어 있다. 이러한 기술 발전에 따라 대중 음악에서도 AI를 통해 작곡한 음악이 음반으로 발매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팝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를 비롯한 드레이크, 위켄드 등은 최근 AI로 멜로디에 음성을 추가해 디지털 음원을 내놨다. 해당 음원들은 인터넷에서 수백만 회 넘는 재생수를 기록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홍진영, 에일리 등이 AI가 작곡한 곡을 발표해 인기를 끌었다.

확대되어 가는 AI 음악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국내 통신 기업을 비롯해 엔터테인먼트 기업까지 AI를 통한 음악서비스경쟁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올해 초 KT의 지니뮤직에서는 지니리라라는 AI 음악플랫폼을 발표한 바 있으며, 방탄소년단으로 유명한 하이브에서도 AI를 통한 음악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그렇지만 아직 AI와 음악이 상업화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그 중 가장 첨예한 문제는 AI의 저작권이다. AI가 학습하는 데이터는 엄연히 저작권이 있고, AI가 창작하는 음악에도 저작권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음악계에서는 AI 훈련에 사용된 데이터에 대한 저작권을 문제 삼기 시작했고, 이를 금지하는 소송도 진행되고 있다. 학습데이터에 대한 저작권이 인정될 경우, 음악 AI는 당분간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 한편, AI가 만든 음악 대한 저작권도 문제가 된다. 여기에는 AI를 구동시킨 사람이 저작권을 가지느냐 혹은 AI 자체가 저작권을 가지느냐의 문제가 된다. 이 문제는 빠르게 해소되기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음악 AI에 대한 기여 부분은 조금씩 인정되어가는 추세다. 미국 레코딩학회가 2024년부터 AI로 생성한 곡을 그래미상 수상작 후보로 고려하겠다고 발표했다. 학회는 AI로만 제작한 음악은 그래미상을 받을 수 없지만 아티스트 등 사람이 20% 이상 포함된다면 후보에 오를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