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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매 등 인류의 건강수명을 위협하는 질병들과 코로나19 사태 등 새롭게 발생하는 치명적인 감염병들의 병인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제시하기 위해 인공지능, 항암, 항바이러스, 감염, 미세먼지, 면역치료 등을 키워드로 생명과학과 의과학·의공학의 유기적인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지스트 연구센터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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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2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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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생물학 시대

이  선  재
생명과학부 교수

'생명과학'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이 있을까? 코로나 바이러스, 암, 신약 개발, 노벨상 등이 떠오르기도 하고, 조금 더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세포 혹은 DNA를 떠올릴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단어들이 21세기 훨씬 이전부터 등장했다는 사실과 최근 10년 사이에는 일반인들이 상상조차 못 한 혁신적인 변화들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면, 더 이상 생명과학을 먼 옛날이야기, 노벨상에서나 나오는 얘기로 치부하기 어려울 것이다.

4차 산업 혁명 그리고 AI(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큰 혁신을 가질 분야는 바로 바이오 헬스, 즉 '생명과학' 분야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제4의 물결로 이미 지목했듯이, 생명과학 분야는 미래 혁신의 핵심 분야로 자리 잡을 것이며, 이에 대한 주도권 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이미 시작되었다. 최근 10년간 미국 정부 R&D 예산의 56.4%보건 및 바이오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되고 있으며(출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20년 세계 2,500대 기업 R&D 예산의 20.8%가 바이오 헬스 분야에 집중 투자되었다(출처: KISTEP). 비근한 예로, 선제적으로 mRNA 백신 기술을 가지고 있었던 선진국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서 백신 시장을 주도했으며, 그중 모더나 백신 회사는 2021년에 전체 매출 22조, 즉 우리나라 R&D 전체 예산에 해당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불고 있는 바이오 혁신의 중심에는 바로 ‘디지털’ 생물학과 AI 기술의 융합이 맞닿아있다. 그동안에는 복잡한 생명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최신 분자/세포 생물학 기법을 통한 현상의 이해들이 이어졌다면, 현재는 Next-Generation Sequence(NGS)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의 도입으로 세포/조직 내의 유전자 조성을 정량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런 이해의 결과물들은 ‘정보’의 형태로 디지털화되어 공유되고, 분석되고 있다. 생명 현상들을 디지털화한다는 것은 정말로 혁신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리적 경계로 인해 접근 불가능했던 부분들이 디지털화를 통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이며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즉 국적이나 자본의 한계를 넘어서 활용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NGS 기법이 도입됨에 따라 개인별 유전체 데이터 생성 비용이 파격적으로 낮아졌고, 최근 발표된 Illumina NovaSeq X의 경우 각 개인 유전체 생성에 50만 원, 1Gb의 유전체 데이터 생성에 만 원밖에 비용이 들지 않을 정도로, 이제는 생명현상의 ‘비밀’을 누구나 쉽게 알아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기류를 미리 감지한 선진국들은 발 빠르게 ‘디지털’ 생물학 시대를 대비 중이다. 영국은 100K Genome 프로젝트를 통해서 다수의 희귀질환, 암, 감염병 질환 조기 진단 연구를 시작하였으며, 스웨덴·중국·프랑스 연합 컨소시움에서는 Million Microbiomes from Humans Project(MMHP)를 통해서,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구성 데이터 생성을 시작하였고, 미국에서는 ‘AllOfUs’라고 하는 정밀의학 컨소시움을 통해서 대규모 멀티오믹스 데이터를 생성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웨덴에서는 전체 R&D의 10%에 달하는 수천억 규모의 Data-Driven Life Sciences(DDLS)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추후 관련 인재 양성 및 대규모 멀티오믹스 데이터 생성을 약속해 학계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최근에 열풍이 불고 있는 딥러닝(Deep learning)과 같은 인공지능 기법들은, 현재 대용량으로 쏟아지고 있는 유전체 ‘정보’들을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특히나 생명과학에서 크게 주목받는 이유는 ‘혁신 신약’ 개발과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제약 산업은 임상 시험에 수천억 원을 투자해야 하고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내기까지 평균 1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분야로, 그동안 다국적 글로벌 제약사의 거대 자본에 의한 독점 상태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AI, 딥러닝 기법의 도입으로 신약 개발 비용과 소요 시간을 파격적으로 최소화함에 따라서 거대 자본 없이도 누구나 신약 개발에 뛰어들 수 있게 되었다. 구글 딥마인드에서 예측한 수억 개의 단백질 구조들과 수십억 개의 화합물들의 결합 탐색이 하루 만에 이뤄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임상 시험 부분에서도, 각 개인의 진료기록과 유전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과 관련 높은 임상 대상 환자군을 효과적으로 선별할 수 있게 되었으며, 임상 시험 성공률도 높아지게 되었다.

최근 AI 기반 신약 개발 스타트업의 등장으로 거대 자본 주도의 다국적 글로벌 제약 산업 생태계에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일례로 영국 스타트업 회사 ‘BenovolentAI’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Baricitinib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예측, 검증하여 미국 FDA 승인을 획득했으며, 수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은 AI 신약 개발 회사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하고 있다. 이는 ‘지금 AI 연구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제약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보여주는 예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인공지능과 혁신 신약 개발 사이에는 바로 ‘디지털’ 생물학의 발전과 이해가 핵심이다.

이러한 거대한 흐름에 뒤처지지 않게 현재 지스트에서도 미국 MIT와의 AI+X 융합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과 혁신 신약 발굴 연구 등의 혁신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유래 신약 후보 물질을 싱글셀 유전체 분석을 통해 질병 치료에 효과적인 타겟이 무엇인지 검증하고, 초파리 질병 모델을 통해 치료 기전 및 유효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또한 지스트 박지환 교수 연구팀에서는 AI 예측 모델을 활용하여 코로나19 완치 후 후유증 원인을 규명하는 등 다양한 AI 융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스트의 이러한 노력들이 계속적인 투자와 함께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세계적으로 바이오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