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매 등 인류의 건강수명을 위협하는 질병들과 코로나19 사태 등 새롭게 발생하는 치명적인 감염병들의 병인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제시하기 위해 인공지능, 항암, 항바이러스, 감염, 미세먼지, 면역치료 등을 키워드로 생명과학과 의과학·의공학의 유기적인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지스트 연구센터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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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하이퍼 퍼스널리티, 초개인화 맞춤형 시대다.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을 장착한 SNS가 나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콘텐츠를 쏟아내고,
‘맞춤형’을 콘셉트로 내세운 가게들이 세심한 서비스로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인다.
하지만 그 어떤 분야보다도 ‘개인 맞춤’이 꼭 필요한 곳은 바로 의학이 아닐까?
유전체 정보, 생활 습관, 병력 등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환자 맞춤형 치료를 진행하는
이른바 ‘정밀의학’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인간의 유전자는 약 2~3만 개,
인체에 서식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수는 그 100배 이상인 것을 떠올린다면
생명공학 연구에 대체 얼마나 많은 변수가 존재할지 상상하기 힘들다.
인간의 힘만으로는 처리할 수 없는 수억 가지의 변수를 분석하고,
불필요한 오차를 줄여 최적의 연구로 나아가기 위해 의학계가 AI와 손을 잡았다.
이제 의학 연구자들이 아닌 AI 연구자들이 오랜 시간 축적된 수많은 생명 데이터를 가공해
놀라운 결과물을 도출하기 시작했다.
AI 생명공학의 첫걸음, 생명정보학
생명정보학은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학문으로 단어 그대로 생물학과 정보학의 결합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유전자의 염기서열 데이터를 분석하고, 유전자의 기능을 재구성해 생명공학에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학문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이를 위해 정보 처리 프로그램 등을 활용했다면 현재는 연구에 적합한 AI 머신을 개발하고 학습시켜 더욱 빠르고 영민한 방법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일례로 DNA의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mRNA(messenger RNA)를 분석하면 특정 생명 반응 혹은 병리적 현상이 일어났을 때 게놈 속의 어떤 유전자가 실제로 작동했는지 알 수 있는데, 이때 발생하는 방대한 해독 정보 중 불필요한 정보를 제하고 필요한 정보만 선별하는 데 AI가 활용되고 있다.
인간의 생체 정보를 담고 있는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 또한 한 사람에게만 수백조에 이르는 숫자가 살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힘만으로 분석, 연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AI의 발달로 수 억 개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져 베일에 싸여 있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역시 활기를 띠고 있다.
딥러닝, 내게 맞는 유전자 가위를 찾아줘!
적게는 천 개에서, 많게는 수만 개의 염기가 모여 구성되는 유전자는 그만큼 무한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렇다면 유전체 연구자는 원하는 방향으로 DNA를 편집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걸까?
현재 가장 정교한 유전자 편집 기술은 제3세대 유전자 가위인 CRISPR-Cas9이다. 효율이 높은 SpCas9을 절단효소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때 발생하는 ‘표적 이탈’이라는 단점을 보완하고 여러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범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변이체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렇게 개발된 각종 변이체 덕분에 유전자 편집 기술은 무한한 확장성을 갖게 되었지만, 각각의 변이체 특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부재해 연구자들은 원하는 연구에 꼭 알맞은 유전자 가위를 찾기 위해 숱한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난 2020년, 기초과학연구원 소속 연구팀에 의해 표적 염기서열에 따른 최적의 유전자 교정 도구를 골라주는 딥러닝 기반 시스템 ‘DeepSpCas9variants’가 개발되었다. 이 시스템의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교정하고자 하는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할 수 있는 변이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기대되는 교정효율까지 알아낼 수 있다. 13종 유전자 가위 변이체들의 효율을 비교‧분석한 인공지능을 통해 생명공학 연구자들의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샬레 말고 컴퓨터, AI 신약 개발
병리 분석을 시작으로 표적 단백질 추적부터 초기 화합물 탐색, 후보물질의 최적화를 거쳐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신약이 우리에게 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와 실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은 짧게는 3~4년, 길게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각 단계마다 발생하는 무수한 경우의 수를 점검하고 하나씩 직접 테스트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AI 예측 시스템은 이러한 신약 개발의 판도를 뒤바꾸고 있다. 임상시험 통과 확률을 높일 수 있도록 최적의 임상시험군을 선별하거나,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약효의 변화를 예측하는 등 신약 개발 단계 곳곳에서 AI를 활용하면 불필요한 오차와 기회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해외 유명 제약사들은 이미 IT 기업과 손잡거나 자체적으로 신약 개발 AI를 개발 중이다.
지스트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남호정 교수는 신약 후보 물질 탐색 연구 분야의 선두주자로, 약물 실험 시 발생하는 시간과 오차를 단축할 수 있도록 수십 수만의 경우의 수와 데이터를 분석하여 심장 독성을 일으키는 약물 예측 모델, 복합처방 약물 부작용 예측 모델, 신약 후보물질 탐색 모델, 약물-표적 단백질 상호작용 판별 모델 등 유의미한 인공지능 모델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당신의 남은 수명은…” 디지털 점쟁이의 역습
코로나19 펜데믹을 지나며 인류의 생활은 작지만 확실하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감염병 예방을 위한 비대면 생활은 새로운 형태의 소통 방식을 등장시켰는데, 그중에는 하나가 바로 비대면 진료다. 현재의 비대면 진료는 실제 의료진이 전화나 화상 연결을 통해 문진하는 선에서 그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고화질 의료 영상과 AI를 통한 인공지능 병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먼 미래의 이야기 같지만, 인공지능 병리의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는 디지털 병리 연구는 이미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통해 혈압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한 ‘딥메디’ 역시 인공지능 닥터를 위한 초석을 닦는 중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SF 영화처럼 어느 날 갑자기 모니터 속에 나타난 인공지능 의사가 “당신의 남은 수명은…”이라고 운을 떼며 나의 생사를 논하는 일이 벌어지지는 않겠지만, 내과에 가는 게 좋을지 이비인후과에 가는 게 좋을지 고민될 때 명쾌하게 초진해주는 스마트폰 속 인공지능 닥터를 만나는 날은 어쩌면 코앞에 다가와 있을지도 모른다.
지스트가 만들어가는
내일은 나를 위한 맞춤형 의료
의생명과학과 인공지능 분야에서 나날이 괄목한 만한 성과를 보여주는 지스트는 두 분야를 융합한 의생명공학 연구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데이터마이닝을 기반으로 한 병인 파악 및 약물 기전 분석은 물론 로봇 개발을 통한 개인 맞춤형 의료서비스 개발 등 의공학 연구에 앞장서고 있다.
생명의과학융합연구소
생명의과학융합연구소는 암, 치매 등 인류의 건강수명을 위협하는 질병들과 코로나19 사태 등 새롭게 발생하는 치명적인 감염병들의 병인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제시하기 위해 인공지능, 항암, 항바이러스, 감염, 미세먼지, 면역치료 등을 키워드로 생명과학과 의과학·의공학의 유기적인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AI 기반 암세포 특이 대사기전 타겟 발굴’은 생명의과학융합연구소의 주요 연구 과제 중 하나로 AI대학원 이현주 교수는 딥러닝을 활용해 유전체의 구조적 변이를 찾고, 단백질 발현량이 암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연구한다. 무엇보다도 효율적인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AI가 더욱 정교하게 생명 정보를 분석을 수행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헬스케어로봇센터
헬스케어로봇센터는 인공지능과 지능로봇 분야의 핵심 기술들을 습득하여 지능로봇 기반 융합 분야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지능로봇 핵심기술, 인공지능 기초 기술, 지능로봇 융합기술, 재활 로봇 및 노약자 지원 서비스로봇 등을 연구한다. 최근 융합기술학제학부 김문상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비접촉식 보행분석 시스템’은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환자의 정서 행동 안정 및 인지기능 증진을 위한 로봇 기술로, 3차원 골격정보를 순환신경망 알고리즘(Recurrent Neural Networks)에 입력하는 딥러닝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6종 병적 보행에 대한 95% 이상의 분류 정확도를 실현해 냈다. 이 밖에도 자폐스펙트럼증후군(ASD) 아동을 위한 놀이 치료 로봇, 독거노인이나 자가격리자를 위한 헬스케어 로봇 등에 AI 기술을 결합해 한층 더 친근한 로봇 의료 서비스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스마트 콘텍트렌즈
의생명공학과 정의헌 교수 연구팀과 한양대 생명공학과 이동윤 교수 연구팀의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된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기존에 사용된 침습적인 혈당 체크 방법과 달리 비침습적 방법으로 혈당을 관리할 수 있는 의공학 기술이다. 일반적으로는 당뇨병 진단을 위해 손가락 끝을 바늘로 찔러 채혈해야 하지만, 개발된 스마트 콘텍트렌즈를 착용하면 눈물 속 포도당 농도에 따라 렌즈 속 나노입자가 발색되고 이를 스마트폰과 연계해 혈당 수치를 측정할 수 있다.
현재 색변화의 정도를 정밀하게 촬영할 수 있는 시스템과 안구의 흔들림에 따른 측정 오차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안구 추적 알고리즘이 개발됐으며, 향후 딥러닝 기술 및 바이오 빅데이터를 연계 활용하면 더욱 정밀한 비침습적 진단 방법으로 발전될 것이라 기대된다.
머신러닝을 통한 병리 탐색
생명과학부 박지환 교수는 최근 머신러닝 기술 및 최신 단일세포 분석 기술을 이용하여 코로나19 후유증의 원인으로 자가면역반응을 제시했다. 오미크론 변이를 포함한 모든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의 단백질과 수만 개의 인간 단백질을 3차원 구조상에서 비교하여 자가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후보 단백질들을 발굴했으며, 실제로 코로나19 환자의 폐조직에서 해당 단백질이 증가한 것을 관찰했다. 이와 같은 분석 기법은 코로나19 후유증 치료제의 개발뿐만 아니라 향후 다른 바이러스의 백신 개발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