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지식수호자이자 창조자 역할을 하며 오늘날 시대변화에 새로운 사명을 요구받고 있다. 전통적 사명을 수행하고 변화하는 현재와 미래에 적합한 창조적 인재를 배출하는 것은 대학의 책무다. 지스트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교육·연구기관의 모습은 무엇이고, 이를 위해 어떤 청사진을 그려나가고 있는지 송종인 부총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우선 부총장님께서 생각하는 우수한 대학,
이상적인 교육·연구 기관이란 무엇인가요
이상적인 교육이란 학생 한 명 한 명의 재능을 잘 찾아내고 다듬어 사회에 기여하는 역량 있는 인재로 키워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스트는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입니다. 그 소임에 맞춰 지스트는 4C2P의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합니다. 4C는 소통(Communication), 협력(Cooperation), 창조(Creativity), 도전(Challenge)을 의미하며, 2P는 문제를 찾는 능력(Problem finding)과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Problem solving)입니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사회가 보다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면서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도 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한 명의 인재가 갖춰야하는 우수한 능력에 집중했다면 요즘에는 여럿이 협업하며 원활한 소통과 협동 능력을 보이는 인재가 더 우수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창조적 생각과 도전정신을 통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서는 주어진 문제뿐만 아니라 문제를 찾아내는 능력까지 갖춘 인재를 길러 내는 것이 지스트의 역할이자 의무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지스트는 그런 조건에 얼마나 부합한다고 보시나요?
김기선 총장님이 새로 취임하신 이후 최근에 교육혁신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4C2P 능력을 학생들이 갖출 수 있도록 융합교육 강화를 위해 여러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고, 실천 계획을 만드는 중입니다. 특히 3년 전에 융합기술원이라는 기구를 만들어 일부 융합교육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캠퍼스의 국제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스트는 지난해 25주년을 맞이했고, 올해는 8대 총장님이 취임하면서 새로운 비전을 내놓았습니다.
‘We Are GIST’라는 슬로건 아래 ‘국가적 모범 연구교육 기관’을 표방했는데요.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스트는 지난 25년간 교육·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하는 연구중심대학에서 학생·지역민·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과학기술원으로 기관의 역할과 책임을 재정립했습니다. 그 첫 번째가 국가 및 지역사회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글로벌 4차 혁신인재 교육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지스트에 인접한 첨단 3단지에AI 기반의 융합 R&D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이를 확대하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을 통해 지역 및 사회 혁신을 유도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로는 일자리 및 사회문제 해결 역할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특히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문제 해결형 R&D 플랫폼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세 번째는 소통, 포용, 배려하는 열린 경영문화를 선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인권경영 및 윤리적, 탈권위적, 수평적 교육·연구 문화를 조성하는 한편 열린 캠퍼스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와 지역민에게 가깝게 다가갈 계획입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게 얼마 전 개최한 인권선언식이었습니다.
인권경영을 유독 강조한다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좋은 대학 혹은 이상적인 대학을 만드는 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최근 우리 사회는 여러 형태의 갑질 문화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있었고, 이에 국민은 분노했습니다. 이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능력과 성과만 중요시하고, 윤리나 인권의식은 등한시 한데서 생긴 부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연구 기관이 학문적으로 우수한 연구성과를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성과가 비윤리적이고 반인권적인 목적을 위해서 또는 행위를 통해서 이루어졌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한 윤리의식이나 인권의식 함양은 이상적인 대학이 갖춰야 할 중요한 요소라고 보는 것입니다. 지스트를 이상적인 대학으로 만드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되며, 이는 구성원들 사이의 소통, 포용, 배려, 신뢰를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김기선 총장님의 취임 이후 가장 먼저 한 것이 인권경영선언이었고, 최근엔 인권경영센터를 강화했습니다. 더불어 학생, 교수, 직원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소통경영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Open Tuesday’제도를 신설했습니다. 이는 모든 구성원이 쉽게 총장님과 만날 수 있도록 매주 화요일마다 총장실을 오픈하는 제도입니다.
마지막으로 모범 연구교육기관을 만들어가기 위해 지스트인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상적인 지스트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모든 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 또한 이 자리에 있기 전에는 일상적으로 학생을 가르치고,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평범한 교수였습니다. 하지만 집행부에 들어와 보니 학교를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항상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학교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마 다른 많은 교원이나 학생들도 집행부로 들어오기 전의 저와 비슷할 거라 생각합니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자기 본분을 충실히 지키되, 평소에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가 또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 하나만 더 해보시라는 것입니다. 그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지스트인으로서 주인의식을 갖췄다고 볼 수 있으며 지스트의 발전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