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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Z

지스트 생명과학부 조정희 교수 연구팀이 출생 성비 균형에 관여하는 RNA를 발견해 ○○(Teshl; testis-specific HSF2-interacting long non-coding RNA)이라고 새롭게 명명했습니다.
열충격인자(HSF2; Heat shock factor 2)와 결합하여 Y염색체 유전자들의 발현을 촉진하는 긴 비암호화 RNA 유전자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① 테슬라
② 태술
③ 태식이
④ 테쉴
⑤ 테스형

응모기간 : 2021년 10월 11일까지
응모방법 : 정답과 핸드폰 번호를 ryulina@gist.ac.kr로 보내주세요.
추첨을 통해 20명에게 1만원 상당의 모바일 기프티콘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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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를 바라보다

이규빈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

최근 방송가에 AI 아나운서와 AI 인플루언서가 등장했다. 실제 사람처럼 말하고 움직이는 AI 모델을 보고 있노라면 머지않아 말 몇 마디만으로 내 생활을 컨트롤 해주는 자비스 같은 전자비서가 나올 것만 같다. SF 영화처럼 먼 미래의 이야기 같았으나 어느새 우리 사회 깊 숙이 스며들고 있는 AI 기술, 대중의 기대는 자꾸 높아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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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올지도 모르는 인공지능의 세 번째 겨울을 준비해야 한다

인공지능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 보았음 직한 “인공지능의 겨울(AI Winter)”은 과거 인공지능 연구 실적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 겪은 두 차례의 R&D 투자의 침체기를 말한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1970년대 첫 번째 인공지능의 겨울은 단순한 XOR 문제(Exclusive OR, 배타적 논리합으로서 두 입력값이 서로 다를 때 참인 로직)조차도 당시 최신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풀 수 없음이 증명되면서 맞게 되었고, 1980년대의 두 번째 겨울은 당시 유행하던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 특정 분야에 대한 인간의 방대한 지식을 저장하여 논리적 추론을 하는 인공지능)의 비효율성으로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게 되면서 맞게 되었다. 지금 우리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가 큰 시대에 살고 있고, 이로 인해 R&D 예산, 인력구조 등에 많은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연구자들은 인공지능을 반강제적으로 도입해야만 하고, 인공지능과 상관없는 분야의 연구자들은 상대적인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의 세 번째 겨울이 올 것이고, 와야 한다”라는 의견도 있을 정도다.

인공지능의 겨울을 초래하는 메커니즘

모든 기술은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이라는 기술의 성숙 단계를 거치게 된다. 촉망되는 신기술은 이른바 “부풀려진 기대의 정점(Peak of Inflated Expectations)”을 거쳐 때로는 길고 지루한(연구자나 투자자에게는 절망적일 수도 있는) 환멸 단계(Trough of Disillusionment)를 거치고 나면, 기술의 수익 모델이 하나둘씩 실현되면서 일상생활에 널리 쓰이는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보통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는 기술의 수준은 부풀려진 기대 수준보다 낮다. 쉽게 말하면 “와, 저 기술 정말 대단하다. 앞으로는 엄청난 미래가 펼쳐지겠는데?”라고 하다가 “기대보다는 못 하네. 그래도 이 정도 수준이면 써 줄만 하지”라면서 일상생활에 전파되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두 차례의 겨울도 과도하게 부풀려진 기대에 기술의 발전이 부합하지 못하면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낮은 확률로, 기대보다 기술의 발전이 훨씬 앞서 나가면서 기술의 침체기를 겪는 예도 있는데, 광통신 기술이 그런 경우다. 1970년대 초기 광섬유 한 가닥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45Mbps였으나, WDM(Wavelength Division Multiplexing, 파장분할다중방식) 등의 기술 발전으로 인해 2020년에는 광섬유 한 가닥의 데이터 전송속도가 180Tbps로 400만 배 증가했고, 이에 따라 광케이블 매설량이 남아돌면서 침체기가 초래되었다.
만약 인공지능의 겨울이 다시 온다면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기술이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환멸 단계를 거치면서 맞게 되는 경우다. 둘째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을 인공지능 스스로가 하게 되면서 구글과 같이 강력한 클라우드 서버를 가진 기업이 대부분의 인공지능 모델을 독점하는 단계에 접어들어 지금까지 사회가 배출한 인공지능 전문가들 대부분이 더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는 경우다. 그러나 두 번째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더 낮을 것으로 필자는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인공지능은 아직 데이터 기반의 학습을 하고 있고, 인공지능이 스스로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는 단계에서도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에는 인공지능 전문가와 적용 분야 전문가의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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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대 포장의 딜레마

지금 우리 지스트를 비롯한 전 세계의 대학과 연구소들은 인공지능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혹시 세 번째 겨울이 온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가장 먼저 R&D 예산이 줄어들 것이고, 관련 분야의 연구자들은 다른 먹을거리를 찾아 새로운 분야를 공부해야 할 것이다(실제로 2000년대 초반에 촉망받던 많은 광통신 연구자들이 다른 분야로 옮긴 사례가 여럿 있었다). 지스트 내 인공지능 관련 연구실 학생들은 다른 연구 주제를 찾아서 공부해야 할 수도 있고, 졸업 후 취업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기술의 겨울을 초래하는 환멸 단계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은 기술에 대한 과대 포장(Hype)을 경계하는 것이지만, 연구자는 R&D 예산 확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언론은 취재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 기업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 과대 포장을 할 수밖에 없으므로, 과대 포장을 막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과대 포장의 대표적인 예로, Magic Leap 사(社)의 증강현실 홍보 영상을 들 수 있다. Magic Leap는 체육관에 모인 많은 사람 앞에서 거대한 고래가 뛰어올라 물보라를 일으키는 장관을 연출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람들은 곧 증강현실이 우리 생활을 전혀 다른 차원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 기대했고, 단숨에 구글, 알리바바 등 주요 투자자로부터 3조 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할 정도로 차세대 유망 기술 기업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기술은 속임수일 뿐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어 갑론을박이 있었고, Magic Leap는 이후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어떠한 비슷한 서비스도 출시하지 못한 채 작년부터는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다. 반복적이고 오랜 과대 포장은 오히려 피로감을 일으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를 낮추게 되는 환멸 단계에 들어서게 할 수 있다.

산업 생태계에 스며드는 융합연구가 필요

앞서 기술 하이프 사이클에서 환멸 단계를 벗어나는 방법은 기술의 수익 모델이 실현되는 것이라 언급했다. 이를 위해서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인공지능 실용화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을 연구할 때는 보통 이미 잘 만들어진 데이터셋을 사용하는데, 이런 데이터셋들은 레이블에 오류가 거의 없고 잘 정제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얻는 데이터셋은 레이블에 오류가 많고, 많은 수의 데이터를 얻기도 힘들뿐더러 무엇보다 일반화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즉, 데이터셋을 수집할 때와 실제 운용할 때 데이터 특성이 달라질 수 있는데, 이는 인공지능 연구자와 적용 분야 전문가가 긴밀히 협력하여 일반화 된 데이터셋을 얻음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인공지능의 지속 가능성은 결국 융합 연구를 통해 달성될 수 있다. 우리 지스트는 이른바 “AI+X”라는 키워드 아래 인공지능 융합 연구를 강조하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인공지능이 너무나 각광 받고 있는 상황에서 非인공지능 분야의 구성원들은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이 다시 또 침체기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非인공지능 연구자들의 참여를 장려하는 우대 정책을 통해, 실용화가 가능한 “AI+X” 융합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