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얼굴 인식, 번역, 자동화 등을 통해서 인류에게 이미 친숙합니다. 기술의 관점에서는 딥러닝 아키텍처인 AlexNet이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만나면서 AI의 발전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나올 인공일반지능(AGI)은 다양한 종류의 문제를 스스로 학습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AGI를 달성하려면 더 광범위한 기술, 데이터 및 상호 연결성이 필요합니다.
AI시대에는 딥러닝 연산 진행에 특화된 반도체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반도체의 미래는 어떻게 구체화할 수 있을까요? 공학 분야에서는 2년 주기로 발간되는 로드맵(IRDS, HIR)을 기반으로 반도체의 미래에 관한 토론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이러한 로드맵의 주요 목표는 향후 15년 동안 산업화 가능성이 큰 기술들을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향후 25년에 걸친 연구 개발을 기획하는 것입니다. IRDS에 공개된 반도체 주요 분야는 Report 형태로 정리되는데, 최신판은 More Moore, Lithography 등 국내에 친숙한 이름뿐 아니라, Beyond CMOS, Quantum Information Processing, Metrology, Packaging Integration을 다룹니다. 각 Report는 분야별로 반도체 미래 기술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원리를 설명해 주고, 발전에 필요한 고려사항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요 기술로 신경망 아키텍처, 양자 컴퓨터, 비휘발성 메모리를 이용한 PIM(Processing-In-Memory), 전력-로직-메모리-방열의 통합 시스템화 등이 등장합니다.
미래 산업은 시작도 끝도 반도체입니다. 인텔의 CEO 팻 겔싱어는 반도체 패권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습니다. “지난 50년간 지정학적 중요성은 석유가 어디에 매장되어 있는가로 결정되었다면, 앞으로 50년은 반도체 제조 공장 위치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국내에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라는 출중한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이 있습니다. 반도체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이 두 기업은 3차원 적층을 핵심 기술로 설정한 바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낸드 플래시 뿐 아니라 디램이나 로직에서도 3차원 적층 기술을 구현하기 위하여,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의견을 교류하고 있습니다. 주요 기술에는 디램의 HBM(High Bandwidth Memory)화, 로직 칩의 GPU 전환, 패키징 최적화 등이 있습니다.
한국은 오랫동안 메모리 분야에서 확고한 분깃을 확보해 왔습니다. 현재에는 비메모리나 소부장(소재·부품·장비)까지 영역을 확장하고자 국가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반도체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적, 물적 인프라와 노하우를 축적해 왔기 때문에 한국 반도체 공학자의 미래는 굉장히 밝습니다. 적어도 반도체 분야에서는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 운이 좋은 상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반도체 공학자가 되는 것은 지금 세대에게 굉장히 좋은 선택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반도체 공학자로서의 소양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어느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반도체 공학자는 사실에 대한 의문을 품고 원리를 활용하려는 소양이 필요합니다. 정밀 장비나 시스템에 대한 구조를 이해하고 설계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종합적인 반도체 산업 특성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끼리 꾸준하게 협업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 소양을 충실히 계발시켜 나간다면 미래 반도체 공학자의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GIST에 미래 반도체 공학자가 많이 탄생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