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환경 정책을 바라며

[도서]
과학을 기반으로 살펴보는
초미세먼지, 기후변화 그리고 탄소중립
우리는 왜 세 문제를 함께 생각해야 하는가

지구·환경공학부 송 철 한 교수

지구·환경공학부 송철한 교수가 새 책을 출간했다.
우리나라 환경 정책과 과학적인 사실을 날카롭게 분석하여 내린 환경정책 제언이 담긴
『과학을 기반으로 살펴보는 초미세먼지, 기후변화 그리고 탄소 중립』이라는 책이다.
저자 송철한 교수를 만나 책 출간 이유와 핵심 포인트를 들어 봤다.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GIST 지구·환경공학부에서 20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요 전공 분야는 초미세먼지와 오존 예보 모델링 시스템 개발이고,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문제 등에도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어떤 의도에서 책을 집필하셨나요?

우리나라 언론이나 오피니언 리더라는 분들, 정치인이나 정책 담당자들,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시민분들께서 과연 탄소중립 문제와 초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얼마나 정교한 과학적 사고를 하고 있을까요? 제 책은 이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현재 사회에서 유통되고 있는 많은 주장들에는 종종 많은 비과학적 오류와 비이성적 사고의 잔재들이 엿보입니다. 제 책에서는 이런 비과학적 오류와 비이성적 사고, 혹은 정치적이고 당파적인 주장들의 한계를 과학적 시각에서 한 번 밝혀보고 싶었습니다.

책의 제목이 ‘과학을 기반으로 살펴보는 초미세먼지, 기후변화 그리고 탄소중립 - 우리는 왜 세 문제를 함께 생각해야 하는가?’입니다. 제목에 담긴 뜻은 무엇인지요?

초미세먼지는 대기오염물질임과 동시에 매우 중요한 기후변화 유발물질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우리가 에너지 전환을 거쳐 재생에너지 사회로 진입하게 되면, 이산화탄소의 배출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초미세먼지의 재료 물질들도 상당 부분 사라지게 됩니다. 이산화탄소가 초미세먼지를 생성하는 재료 물질들과 같은 배출원인 연소공정에서 공배출(共排出)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에너지 전환 사회가 이루어지게 되면, 우리 사회에선 탄소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초미세먼지 농도도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게 이들 세 주제는 매우 밀접하게 서로 연계-연관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이 주제들을 함께 생각해 봐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존재하는 셈이겠지요.

이 책에서 유념해서 봐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현재 정부의 정책이나 여러 단체의 주장에는 과학성이 심각하게 결여되어 있습니다. 2050년 필요에너지 총량계산이나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총 잠재량 추정 등에서부터 오류가 감지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지식인, 정책 담당자들, 정치인들은 탄소중립에 대한 ‘절박성’도 사실상 별로 없어 보입니다. 저는 여기서 이 ‘절박성’, ‘절실함’이란 단어를 특히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2030년 국가 이산화탄소 환산 배출량 감축목표는 2018년 배출량 대비 ‘40% 감축’입니다. 2030년이면 이제 6년밖에 남지 않습니다. 2018년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대략 7.2억 톤이었으므로, 40% 감축이면 2030년까지 4.3억 톤까지 감축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온실가스 정보센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현재 추청치가 대략 6.5억 톤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6년 동안 2.2억 톤을 더 감축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당연히 불가능한 이야기가 되겠지요. 그렇다면 이런 목표 수치는 왜 만들까요? 숫자 놀이를 하는 걸까요? 비슷한 이야기는 2030년 에너지믹스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 수치에서도 똑같이 발견됩니다. 숫자만 존재할 뿐 구체적 계획도, 절박함도, 그 어떤 절실함도 느낄 수가 없지요.

마지막으로 독자와 GIST 내외부 동문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어떤것들이 있을까요?

우리 GIST 동문들은 모두 과학자이자 공학도들입니다. 모두 훌륭한 과학자로서 독립적인 사고를 하는 존재로 성장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 여러분들은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해 정치적이고, 당파적인 사고가 아니라,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해야 할 경우가 많이 생길 겁니다. 탄소중립, 기후변화나 초미세먼지 문제가 바로 그런 주제들일 수 있죠. 과학의 가장 근본은 늘 ‘질문’하는 것입니다. 본인이 생각하고 주장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그 아이디어를 한 번 더 생각하고 ‘질문’해 보세요. 아마도 다른 답이 나올 겁니다. 예를 들어, 제가 늘 ‘탄소중립의 역설’이라고 얘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탄소중립에 도달하면 지구의 온도가 곧바로 떨어질까요? 아닙니다. 오랜 기간 동안 지구 온도는 오히려 더 상승할 겁니다. 바로 ‘초미세먼지’가 대기 중에서 사라지는 효과 때문인데요. 지구온난화를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이런 부분은 잘 모르거나 간과하는 경우가 많지요. 이런 과학적 사실들은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요? 그답은 바로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유발 하라리가 했던 말처럼 스스로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무지하다’는 겸손에서 출발해서 부단히 모든 문제에 대해 질문을 해 보세요. 훌륭한 과학자로서 여러분의 생각에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