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의 성장과 발전이 기대됩니다

Texas A&M대학 이차범 교수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06년에 광주과학기술원 기전공학부(현 기계공학과)석사 과정으로 입학하였고, 2008년 동학과로 진학해 2012년 박사학위를 수여받은 이차범이라고 합니다. 지도교수님인 이선규 교수님의 연구 지도 하에 정밀생산기계 시스템의 제어계측 분야를 공부하였습니다. 지금은 미국 Texas A&M대학교 기계공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에 있으며, 제어계측 분야를 계속해서 연구하고,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졸업 후 10년이 지났습니다. 현재의 GIST 모습을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졸업한 지 벌써 10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매년 GIST에 방문해서, 지도교수님인 이선규 교수님도 뵙고, GIST에서 제가 다녔던 곳도 한 번씩 둘러보면서, 예전의 추억들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지금은 학부 과정도 생겨서 교정에서 좀 더 활기가 느껴지고, 새로운 건물과 조경들이 어우러져 캠퍼스 분위기가 정말 좋게 느껴집니다. 과거에 비해 GIST가 규모적으로도 성장했고, 연구중심대학으로 연구·교육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향상 성장하였습니다. 앞으로 GIST 성장과 발전이 기대됩니다.

현재 연구하고 계신 분야는 어떤 것인가요?

생산·제조분야에서 기계시스템의 정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초정밀계측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반도체 소자라든지 광학 부품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부품 단위의 정밀도를 측정하고, 결함 모드를 검사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또한, 그러한 부품을 생산하기 위한 기계시스템의 정밀도가 서브마이크로미터에서 몇 나노미터, 심지어 서브나노미터의 정밀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기계시스템과 생산부품의 정밀도를 측정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박사과정 4명과 석사과정 3명과 함께 반도체 웨이퍼 레벨 결함 모드 측정, 웨이퍼 본딩 레이어 검사, 전자 부품 패키징용 비아홀 측정 및 검사, 정밀 가공 부품 표면 측정용 3차원 기상계측기 개발, 자유곡면 내부표면 비파괴 검사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Blackall Machine Tool and Gage Award’수상에 이어, 테뉴어 심사까지 통과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성과와 성취의 비결이 따로 있을까요?

Blackall Machine Tool and Gage Award는 미국기계학회에서 생산공학 분야에 학문적 기여가 높은 신진연구자를 매년 한 명씩 선정하여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입니다. 저는 가공물 절삭에 사용되는 공구의 Edge Topography를 측정하는 광학적 계측기법을 미국기계학회와 미국정밀학회에 소개한 공로로 2020년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참고로 이 연구는 제가 GIST 대학원에서 2009년에 시작한 연구로, GIST를 떠나고도 10년 넘게 연구를 수행한 결과로 얻어진 수상이라 더욱 의미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Texas A&M대학은 북미 Top 10 Engineering School 중에 하나로, 공학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명문대학일수록 테뉴어 심사가 더 까다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미국 테뉴어 심사는 Tenure-track 교수의 재직 기간 내 연구, 교육, 서비스 실적과 테뉴어 후의 연구, 교육, 서비스 계획서를 평가하는 과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심사기간만 보통 18개월에서 20개월 정도 소요되며, Tenure-track 교수의 재직 학과 내 교수, 단과대학 내 학장, 교무처장, 총장, 이사분들이 순차적으로 참여하여, 최종적으로 테뉴어 여부를 서면으로 전달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저는 2023년에 Tenure를 받았습니다. 큰 대학의 경우, 테뉴어 심사에서 연구 실적이 매우 중요합니다.
Tenure-track 교수의 경우 과제책임자로 연구를 수행하는 경험이 매우 필수적이기 때문에, 박사학위 과정 또는 박사후 과정에서 얼마나 독립적인 연구 수행 능력을 쌓아 왔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행히, 저는 지도교수님인 이선규 교수님과 정기적인 연구 미팅, 산업체 연수 등등의 혜택을 통해 체계적으로 연구지도를 받았고, 응용 연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기초 연구도 수행할 수 있어서, 빨리 성장하는 데 유리했던 것 같습니다.

연구를 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을까요? 연구자의 길을 걸으면서 어려웠던점, 보람찼던 점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인공지능이나 머신러닝, 자율주행, 바이오 의학 분야와 같이 대중들의 관심을 많이 받지 않는 생산제조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면서,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또 지속해서 연구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감도 있었습니다. 최근에 집중 조명되는 연구 분야를 하지 않으면, 제 자신이 산업체라든지 학계에서 소외되어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다행히 그럴 때마다, 제가 가는 학회에서 저를 알아봐 주고, 제 연구에 대해 질문해 주는 국내외 동료 연구자가 있었습니다. 이선규 교수님뿐만 아니라, GIST에서 같이 연구한 랩 선후배들이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연구 역량과 견문이 쌓이면서 생산·제조 분야 연구의 중요성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진행하고 있는 연구의 결과물이 하나씩 나올 때 큰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 교수님을 본받고자 하는 GIST 학부생들과 대학원생들에게 조언을 하신다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GIST가 30년 주년을 맞이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GIST 출신 동문들이 국내 대학과 정부출연연구소, 기업체에 많이 진출하고 있고, 또 Start-up을 통해서 GIST 역량을 보여주는 대단한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GIST에 있을 때에는 GIST 출신 대학 교수님들이 손에 꼽을 정도로 그 수가 적었는데, 지금은 그때와 전혀 다릅니다. 그만큼 GIST 연구 역량이 향상되었고, 경쟁력을 가졌다고 봅니다. 제가 GIST 학부생들과 대학원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GIST에서 연구 경쟁력을 키우고, 그 자신감으로 더 넓은 세상에 도전해 보라”라는 것입니다. 이미 GIST 출신이 국내에 여러 분야에 진출해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국제적인 무대에서 GIST 출신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는 자칫 잘못하면, GIST 출신이 국내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이 없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제가 다닐 때 GIST는 우수한 연구력을 기반으로 국내 유명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오늘의 GIST는 더 성장하여, 해외 유수의 대학들과 경쟁해도 뒤쳐지지 않을 연구 역량을 키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GIST 후배님들이 세계적인 무대에서 더 많이 활동하고, GIST Network를 활용해 지금보다 훨씬 더 성장한 GIST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GIST에서 월드클래스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자체적인 중장기적 기획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를 지도하는 교수님들이나 지도자들이 월드클래스에 속하고자 하는 목표와 비전이 있어야 하고, 세계 선두 연구 그룹의 흐름을 제대로 읽으면서 자신만의 독창적이고, 한 발 더 앞서간 연구 방향과 목표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또한, 배우는 학생도 교수나 지도자가 제시하는 세계 수준의 목표에 자기들이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과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GIST는 주변에 정부출연연구소와 첨단산업체들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연구 접근성이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최고가 되고자 하는 GIST인의 도전 정신과 주변 연구 인프라를 고려하면, 불가능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GIST의 연구 하나 하나가 세계 선두 연구 그룹에서 누구도 가보지 않은 곳에 길을 만드는, 자랑스럽고 또 존경하고 싶은 GIST의 모습을 기대하며, 오늘도 내일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