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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에 씨를 뿌리고 물과 거름을 주어 새로운 꽃을 피우고
지스트의 향기를 퍼뜨리자'는 이름 뜻처럼 지식나눔 프로그램, 사회공헌 아카데미 프로그램,
봉사활동 활성화 프로그램, 채움 프로그램 등 지스트의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각종
활동을 진행 중인 지스트 사회공헌단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응모기간
2022년 9월 23일까지
응모방법
정답과 핸드폰 번호를 lmj@gist.ac.kr로 보내주세요.
추첨을 통해 20명에게 1만원 상당의 모바일 기프티콘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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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과정 공대생들의
감질나는 ‘독서 모임’ 이야기
<공감독서> 저자

오왕석 · 조민상 · 송훈 · 강창묵 · 신정욱

누구나 한 번쯤 마음은 먹어봤지만, 막상 도전하려면 덜컥 겁부터 나는 ‘독서 모임’.
부담 없이 편안하게, 유익하고 보람있게 독서 모임을 이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공감독서> 저자 다섯 명이 알려주는 친근한 독서 모임 노하우를 들어보자.

여러분의 독서 모임을 소개해주세요.

민상제가 처음에 독서 모임을 하자고 제안했던 건 그저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고맙게도 다들 비슷한 생각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모임이 시작됐죠. 지스트대학 1기와 2기 출신이어서 서로 얼굴과 이름은 아는 사이였지만 다들 책에 관심이 있는지는 전혀 몰랐어요. 신기했던 건 과학, 공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모였지만 독서 모임에서 추천하는 책은 대부분 전혀 다른 분야의 책이라는 점이었죠.

대표적으로 어떤 책이 있었나요?

민상올리버 색스의 <목소리를 보았네>가 기억에 남습니다. 농아의 역사와 수화의 기능을 설명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들을 향한 저자의 진정한 관심과 사랑이 드러나는 게 인상 깊은 책인데요, 농아들이 수화를 사용하는 장면을 아름답게 묘사한 부분에서는 저조차도 수화를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지요. 책을 추천했던 왕석이 형보다 오히려 제가 들떠서 이야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민상실험실 생활을 오랫동안 하다 보니 다들 새로운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책에서 시작된 논의가 대학원 생활과 연결되고, 더 나아가 우리 시대의 이야기까지 확장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공계 대학원생으로서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많았던 게 저희 모임의 특색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 출간하신 도서 <공감독서>를 집필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정욱어느 날 민상이 형이 우리 독서 모임을 소재로 책을 써보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솔직히 집필 작업을 할 여유는 없었지만, 모임을 참여할 때 느꼈던 즐거움을 생각하면 쉽게 거절하기 어려웠습니다. 수락할지 말지 고민하면서 오랜만에 독서 모임에서 읽었던 <장자>를 다시 읽어보았는데, 문장 하나하나가 제 마음과 머리에 강한 자극으로 다가왔습니다. 다시 책을 읽기 위해,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참여하게 됐습니다.

창묵그리고 더 나아가서 후배들에게 저희가 독서모임을 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나름의 노하우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책은 어떻게 고르는지, 모임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 모임 초기에는 이런 기본적인 것부터 막막했던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수년간 함께 해왔던 시간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책을 집필하시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왕석우리의 독서 모임 책은 무엇이 다를 수 있을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습니다. 독서 모임에 관한 책은 수없이 많았고, 우리만의 ‘특별함’을 이야기하기에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아 보였거든요.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다 의견을 겨우 모았어요. ‘가까운 곳에서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대학원생의 독서 모임을 있는 그대로 묶어내자.' 그래서 독자가 이 책을 읽으면서 독서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것과 같이 느낄 수 있도록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정욱저는 독자들이 ‘연구실에서 어려운 논문을 읽는 대학원생이니까 그들이 쓰는 글도 남다르겠지’라며 대학원생으로서의 전문성을 기대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저는 그냥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몇 권 골라 읽는 일반인일 뿐인데, 이런 제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좋은 글을 쓸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어요. 집필 초기에는 ‘전문성 있는 척’도 해볼까 고민했지만, 눈속임은 금방 들통나기 마련이고 제 진심을 보여줄 수도 없어서 금방 포기했습니다. 그냥 저의 고민과 모든 생각을 함께 엮어 가감 없이 보여주려고 했어요.

창묵교수님들께 책의 초안 감수를 부탁드렸을 때 기억이 나네요. 공통적인 의견이 저희 글이 너무 ‘딱딱하다’는 것이었어요. 나름대로는 친절하게 이야기했다고 생각했는데, 저희가 평소 읽던 과학 문헌들처럼 ‘논술’하는 듯 보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죠. 지금은 말랑말랑함과 딱딱함의 어느 사이에 있는 것 같은데, 독자들은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하네요.

독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공감독서>의 꿀잼 파트는 어디인가요?

정욱저희가 독서 모임을 만든 계기에 관한 내용을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1장에 소개된 다섯 명의 다양한 시각과 입장을 보시고, 독서 모임을 시작하는 게 어렵지 않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본문에 나오듯 사회의 여러 문제를 공부하고자 하는 민상이 형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책을 반강제로 읽으려고 참여한 저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각자 지향하는 바가 달라도, 모두가 공평한 기회 하에 독서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왕석저는 독서 모임을 조금 더 생산적으로 하고 싶은 분들에게 ‘3장 - 독서 모임의 꽃, 발제문 쓰기’를 권하고 싶어요. 저희는 사회자(발제자)가 미리 작성해 온 ‘발제문’을 중심으로 독서 모임을 진행했는데요, 이때 사용한 발제문을 있는 그대로 담아놓았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발제문이 반드시 ‘글’일 필요는 없다는 거예요. 발제문을 쓰는 게 부담이 되면 모임을 계속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모임을 하고 나서 글로 정리하는 건 좋지만, 적어도 발제는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4장 - 현재 그리고 미래의 독서 모임’이 저희 모임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 장의 내용은 사실 실패의 기록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독서 모임을 유지하기 위해 저희 나름대로 고군분투하다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결국엔 모임을 멈추기까지의 이야기이거든요. 한편으로는 부끄럽고 아쉬운 기억이지만, 이것조차도 저희 독서 모임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독서 모임을 운영해보신 분이라면 누구든지 공감하시지 않을까 싶네요.

독서 모임에 관심은 있지만 도전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분들께 응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민상‘일단 시작하자’고 전하고 싶어요.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함께 책을 읽자고 가볍게 이야기를 건네 보는 거죠. 처음에는 약간 머뭇거릴지 몰라도, 책을 읽자고 먼저 제안해 주는 사람을 오히려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요.

정욱혼자 노는 것, 책을 읽는 것, 운동하는 것과는 느낌이 달라요. 함께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며 얻는 깨달음과 즐거움은 제게 또 다른 형태의 에너지였습니다. 꼭 입 밖으로 내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하지 않던 다양한 생각들을 하다 보면 새로운 자극을 얻게 됩니다. 한두 번만 참여해 봐도 좋으니 독서 모임을 통해 이 자극과 쾌감을 체험해보셨으면 합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전해주세요.

모두그저 함께 책을 읽고 싶어서 시작한 독서 모임이 이렇게 한 권의 책을 함께 만들 수 있을 때까지 이어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저희 다섯 명 이외에 독서 모임에 함께해 주셨던 대학원생 동료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공감독서>가 독자 여러분이 독서 모임을 알차게 꾸려나가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