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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과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기술

기계공학부 교수
최경환

모든 차가 전기차가 되면 탄소중립이 달성될까? 운행 중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전기차는 수송 분야의 탄소중립을 위한 명확한 솔루션이다. 하지만 차량과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내연기관차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므로, 수송 분야의 탄소 배출량을 제조·에너지 분야로 일부 이동하는 셈이다. 최근 한국자동차공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의 전주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내연기관차 대비 약 25%밖에 적지 않다고 한다. 순 배출량 0을 목표로 하는 탄소중립에 다가서기에는 많이 부족한 수치다.

전기차 보급의 실효성을 위해서 에너지 생산의 탈탄소화가 함께 추진되고 있다. 이산화탄소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의 재생에너지 기반 발전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는 출력밀도가 낮고 환경조건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단점들로 인해 발전량을 급진적으로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2020년 기준 전체 발전량의 약 7%에 불과한 재생에너지를 주 에너지원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전기차 보급 확대와 에너지 생산 탈탄소화와 같은 정부 정책만이 수송 및 관련 분야의 탄소중립을 향한 유일한 길일까?

전기차는 이제 자율주행, 커넥티비티와 같은 첨단기술을 등에 업고 미래 모빌리티라는 이름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는 사용자 관점에서는 삶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신개념 이동 수단으로 볼 수 있지만, 공학자의 관점에서는 탄소중립 기여의 가능성을 지닌 흥미로운 연구대상으로 보인다. 모빌리티 스스로 목적지까지 가장 적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경로를 찾고, 해당 경로를 에너지 효율적인 속도로 주행하며, 주변 차량의 주행 의도와 교통신호 타이밍을 파악하여 불필요한 가감속을 최소화할 수 있다. 최근 연구들에서는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가 탑재된 전기차, 일명 커넥티드 자율전기차의 일반 전기차 대비 에너지 절약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 아헨 도심에서 얻어진 주행패턴대로 운전하는 일반 전기차의 뒤를 커넥티드 자율전기차가 따라가는 시나리오에서, 커넥티드 자율전기차의 효율은 일반 전기차 대비 최대 44%까지 상승한다는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가 있다. 효율 상승에 해당하는 만큼 전기차에 필요한 에너지를 적게 생산할 수 있고,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물론 한 시나리오에 대한 결과이긴 하지만 44%의 효율 상승은 전기차 도입의 전주기 탄소 배출 저감률인 약 25%와 동등 혹은 그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즉, 재생에너지 확대와 같은 에너지 생산의 관점뿐만 아니라 생산된 에너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소비할지에 대한 관점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미래 모빌리티가 상당한 에너지 절약 효과를 얻는 원리는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소프트웨어 기술에 있다. 자율주행은 주행 경로, 주행 속도, 차선 변경 및 추월 여부와 같은 매 순간의 결정을 사람이 아닌 제어시스템이 자율적으로 내리는 ‘제어 자유도’를 제공해준다. 그리고 커넥티비티는 주변 차량의 주행 의도, 교통신호 타이밍, 실시간 교통통계와 같은 주행환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소프트웨어 기술은 이 두 재료를 이용해서 에너지 효율 최대화라는 공학적 문제를 풀고 그 해답을 모빌리티 상에서 실시간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한 전기차가 적색신호인 신호등에 다가가고 있을 때 그 신호가 곧 녹색신호로 바뀔 예정이라면 감속 없이 신호등에 접근 및 통과하는 것이 에너지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일 것이다. 이 경우 소프트웨어는 커넥티비티를 통해 교통신호 타이밍 정보를 받아오고 감속 없이 주행하는 것이 최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후 자율주행 제어시스템에 실행 명령을 내릴 것이다. 모빌리티 소프트웨어의 관장(管掌) 대상은 하나의 차량을 넘어 다수 차량도 될 수 있다. 커넥티비티 중 차량 간 통신을 이용하면 주행 의도를 공유할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해서 공유 그룹 내 전체 차량의 에너지 효율을 최대화하기 위한 군집 주행 구현도 가능하다. 하지만 모빌리티 소프트웨어는 높은 제어 자유도와 방대한 양의 정보를 다루는 만큼 대상 문제가 복잡하게 정의되며 문제 해답의 구현이 쉽지 않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커넥티드 자율전기차 연구는 주로 특정 교통상황을 대상으로만 수행되고 있다. 연구 결과를 실제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통환경에도 적용 가능한 일반화된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차량 제어이론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들이 융합된 연구개발 시도가 필요하다.

탄소중립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한 개인이 살기 위해서 식사를 하고 잠을 자는 것처럼 우리 모두가 살기 위해서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 2100년 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 2050년까지는 탄소중립을 이루어야 한다. 서울시 평균온도가 불과 지난 10년 사이 24.1도에서 25.6도로 1.5도 상승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는 어쩌면 이미 위험단계에 있는지도 모른다. 지난 정부와 현 정부의 수송 및 관련 분야 탄소중립의 핵심 키워드는 전기차 보급과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였다. 전기에너지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하고 그 에너지를 사용할 모빌리티 플랫폼을 보급한다는 측면에서 이 두 정책은 탄소중립을 위한 궁극적인 솔루션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정책들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정부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보다 단기적이지만 효과적인 방안은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모빌리티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기술의 수준을 연구단계에서 실용화단계로 높이기 위해서는 연구자들의 노력과 더불어 정부 유관 부처의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