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3명(15개 팀)의 참가로 출발해 지난 2021년에는 96명(25개 팀)이 함께한 ○○○○ 프로젝트는 ‘실패해도 좋아, 한 번 도전해 보는 거야!’라는 취지로 시작된
지스트 대학생들의 공식적인 “딴짓” 활동입니다.
소정의 활동비는 물론 창의함양 교과목 학점, 학교 내 활동 공간,
전문가 멘토링 및 컨설팅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 수집된 개인정보는 선물 발송을 위한 용도 외에는 사용하지 않으며, 발송 후 바로 폐기됩니다.
<딸에게 들려주는 헌법 이야기>
저자 인터뷰
지스트 인권센터 이득진
헌법. 단어만큼이나 딱딱하고 고리타분할 것 같은
법에 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 출간됐다.
GIST PRESS의 따끈따끈한 신간 <딸에게 들려주는 헌법 이야기>는
일상 속에 밀접하게 관련된 헌법 조항을 영화나 소설 등
친숙한 소재에 버무려 내어 독자가 술술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
저자 이득진 선생님께 이토록 친근한 법 이야기를 출간하게 된 이유를 물었다.
선생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지스트 권익소통실 인권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득진입니다. 평범한 직장인이고 딸과 함께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아빠이기도 합니다.
현재 지스트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 중이신가요?
법무업무와 인권센터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법무업무는 기관(지스트)의 다양한 법률적 리스크를 검토하거나 자문하고, 각종 소송과 행정심판, 분쟁 등에 있어서 기관의 권익을 수호하는 업무입니다.
인권센터 업무로는 인권상담, 인권침해사건의 조사와 처리, 인권교육, 인권 증진 활동 등이 있고, 이를 통해 지스트 모든 구성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GIST PRESS를 통해 출간하신 도서 <딸에게 들려주는 헌법 이야기>를 집필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가장 큰 동기는 안타까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치열한 현대사를 거쳐 여기까지 와 있습니다. 한때는 주권을 빼앗기기도 했고, 대한민국의 존망이 달린 뼈아픈 전쟁도 겪었습니다. 그러나 그 폐허 속에서 눈부신 산업화와 경제발전을 이룩했고, 동시에 군사독재에 반발하며 민주화를 기어코 이루어냈습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험난하지만 위대한 여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은 ‘갈등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국민의 분열과 갈등이 심각한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분열의 시대에 우리가 대한민국의 근간으로 삼은 헌법의 가치와 지향점에 관해 책을 통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번 책은 제목 그대로 마치 “딸에게 들려주는” 것처럼 쉽고 재밌게 헌법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서 자녀들에게 헌법을 알려주고 싶은 부모님들의 필독서가 될 것 같은데요.
책을 집필하시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어떻게 하면 추상적인 헌법이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와닿는 이야기가 될 수 있을지를 가장 많이 신경 썼습니다. 이를 위해서 친숙하게 알고 있는 영화, 소설, 다큐멘터리 등의 다양한 소재를 헌법 조항들에 접목해보았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 책에서는 영화나 소설, 역사 등 여러 가지 사례와 함께 헌법 이야기를 풀어나간 부분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수많은 주제만큼이나 알맞은 소재를 찾는 일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집필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우선 헌법‘학자’가 아닌 헌법‘학도’인 제가 책을 쓴다는 것 자체가 어렵고 조심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더욱이 그간 보고 읽었던 영화나 소설에 헌법을 바로바로 매치시키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헌법의 정신, 가치들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니 헌법이 영화와 소설이 던지는 주제 의식, 사용된 소재들과 맞닿아 있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헌법과 소설, 영화 모두 인류의 엄혹한 역사 속에서 다듬어내고 건져 올려진 것들이기에, 비록 표현되는 방식은 다르더라도 본질적인 하나의 정신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행히도 별로 없는 제 밑천이 다 떨어지기 전에 집필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출간 후 책을 다시 읽으며 돌이켜보니, 헌법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더욱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담아내지 못한 부분이나 다양한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것 같아 조금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책에 담긴 45개의 주제 중 ‘이 내용만큼은 꼭 읽어줬으면’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와도 맞닿아 있는 부분인 국가폭력에 관한 ‘5장 - 현실 속의 리바이어던’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유럽의 여러 국가, 특히 독일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70년이 넘은 지금에도 전쟁범죄의 공소시효를 없애고 100세가 되고 96세가 된 고령의 전범들을 찾아내 재판정에 세우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국가가 먼저 인간 존엄을 말살했던 참혹한 범죄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깊은 반성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고, 이런 태도를 대다수 국민이 동의하고 지지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국가가 끝까지 지키고 보호해야만 하는 국민을 적으로 몰아 학살하고 고문, 감금했던 국가폭력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거나 사실을 왜곡하는 일이 서슴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5장 - 현실 속의 리바이어던’에서는 국가폭력의 대표적 사건이었던 제주 4·3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가슴 아픈 사건을 돌아보며 국가폭력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아픔을 공감하는 데까지 이르러야 국가폭력의 반복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이와 연계해서 과거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이야기한 ‘36장 - 국가가 칼이 될 때’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시는 이 땅에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가 보다 나은 민주주의 체제와 사람이 살만한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악의 평범성’을 직시하고 선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헌법과 민주주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고, 책에서도 이에 대해 피력하고 있는데요.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민주주의란 어떤 것인가요?
민주주의는 ‘아슬아슬한 외줄을 타는 곡예와도 같다’라고 생각합니다.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지만, 나치 독일은 20세기에 가장 선진적이라고 평가 받았던 바이마르 헌법 체제하에서 태어났습니다. 다수 대중의 지지 즉,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절차를 통해서였죠. 이처럼 민주적 정치제도나 절차가 잘 보장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결과 자체가 민주적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는 국가 대부분이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민주주의라는 제도가 과정과 결과에서 모두 훌륭한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외줄을 타는 곡예사가 한쪽으로 쏠려 넘어지지 않도록 긴 막대를 이용해 양측의 균형을 잡는 것처럼, 반대입장을 취하는 다양한 목소리와 소수의견도 존중하고 경청하며 의견에 반영하는 절차를 통해 가장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민주주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혹시 지스티언들에게 추천해주시고 싶은 책이 있다면 짧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두식 교수의 <헌법의 풍경>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실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났던 각종 사건과 이야기를 토대로 정말 재미있고 친근하게 헌법을 풀어낸 책입니다. 여러분도 이 책을 통해 역사 속 굴곡진 사건과 이슈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헌법의 풍경>에서 다룬 내용 중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에 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해당 실험에서 실험에 참여하는 것을 중도에 그만둔 피실험자는 매우 소수이고 중도에 그만둔 피실험자마저도 적극적 문제 제기가 없었다는 점이 더욱더 충격입니다. 이 실험 결과는 제 책의 마지막 이야기인 ‘선한 사람을 위한 소나타’와도 그 맥락이 닿아 있는 이야기인데요. 국가가 괴물로 변할 때 이를 분별하고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우리가 서로에게 선한 이웃이 되고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입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작성해주세요.
헌법은 인류가 치열하게 자신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싸워서 얻어낸 소중한 자산입니다. <딸에게 들려주는 헌법 이야기>가 많은 사람에게 헌법의 소중한 가치들을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라봅니다.
딸에게 들려주는 헌법이야기
GIST PRESS(광주과학기술원) /
2021년 12월 출간
헌법의 주요 개념부터 그 시작과 유래, 완성 과정뿐만 아니라 헌법의 기본 정신, 민주주의의 원리와 인권, 기본권 등을 아빠가 자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구어체를 사용하여 쉽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그 밖에도 국가의 존재 이유, 인권과 기본권, 행복추구권, 재산권, 종교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권, 근로(노동)3권, 환경권 등을 포함한 45개의 주제에 대하여 영화나 소설 등의 사례를 들어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