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3명(15개 팀)의 참가로 출발해 지난 2021년에는 96명(25개 팀)이 함께한 ○○○○ 프로젝트는 ‘실패해도 좋아, 한 번 도전해 보는 거야!’라는 취지로 시작된
지스트 대학생들의 공식적인 “딴짓” 활동입니다.
소정의 활동비는 물론 창의함양 교과목 학점, 학교 내 활동 공간,
전문가 멘토링 및 컨설팅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 수집된 개인정보는 선물 발송을 위한 용도 외에는 사용하지 않으며, 발송 후 바로 폐기됩니다.
초음파 뇌 자극을 통한
새로운 치매 치료법 발견
학문의 융합으로 새로운 해결법을 제시하는
김태·김재관 교수 공동연구팀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융합’은 이제 어느 분야에서든 필수적인 개념이 되었다.
의학계 또한 생명 연구에 여러 공학 기술을 접목하며 난치 질환 극복을 위해 노력 중이다.
지금 지스트에서 각기 다른 연구를 활발히 진행해오던 두 팀이 만나 치매 치료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태저는 뇌과학을 기반으로 고위 뇌 기능의 원리와 병리 현상을 연구하고 있는 정신의학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입니다. 저희 연구팀은 다양한 정신 현상의 신경생물학적 이상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연구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정신의학과에서는 다양한 질환을 다루지만, 저희는 그중에서도 치매, 수면장애, 자폐증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김재관저는 학부 전공으로는 금속공학, 석사과정에서는 리튬전지, 박사과정에서는 의생명공학을 공부하고 지금은 물리적 에너지, 특히 빛과 초음파를 이용한 다양한 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근적외선 광을 이용한 알츠하이머병 진단과 초음파를 이용한 치료법 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두 분 교수님께서 함께하시는 공동연구팀은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있나요?
김재관저희 연구팀은 의학 전공자와 공학 전공자가 함께 뭉쳐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공동연구를 수행합니다. 제 연구실에서는 초음파나 광을 이용한 뇌 자극 시스템을 구축하고 검증하며, 김태 교수님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물리적 에너지가 뇌에 가해졌을 때 일어나는 뇌의 기능 및 병리학적 변화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두 학문이 융합함으로써 치매와 같은 난치 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각 팀의 역량이 최대한으로 발휘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생명공학과 김태 교수와 김재관 교수
지난 12월 <Translational Neurodegeneration>를 통해 발표하신 논문 내용인 ‘초음파 뇌 자극을 활용한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법’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태40Hz 감마 대역 주파수로 청각 및 시각 자극을 주었을 때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가 감소한다는 연구가 5년여 전부터 보고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GET(Gamma Entrainment Therapy) 치료법이라고도 불리는 이 연구를 기반으로, 새로운 자극 방법인 초음파를 치료에 이용하고자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초음파를 400분의 1초마다 짧게 가동시켜 40Hz 감마 대역 주파수로 뇌 자극을 시행한 결과, 알츠하이머병 생쥐의 전전두엽 아밀로이드 베타가 감소하고 뇌파 연결성이 호전되었습니다. 본 연구를 통해 초음파 GET 치료법이 알츠하이머병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법 연구에 약물이 아닌 초음파를 활용했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김재관이전에 김태 교수님 연구실에서 40Hz의 청각 자극을 통한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게 되었는데, 마침 그때 제 연구실에서는 초음파로 뇌 자극을 주고 그에 따른 뇌기능연결성 변화를 관찰해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내리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서로의 연구에 대해 함께 논의해 보던 중, 일반적인 소리 대신 사람의 귀에 들리지 않는 초음파를 이용하면 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고, 초음파가 가지고 있는 뇌 자극에 대한 기전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좀 더 효과적일 것 같다는 기대가 생겨 공동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후기 인터뷰에서 “서로 다른 학문 분야의 두 연구팀이 융합연구를 통해 이룬 성과”라고 전하셨는데요.
융합연구를 시도할 때 혹은 융합연구를 진행하면서 특별히 신경 써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김재관저는 의공학을 전공한 공학자이고 김태 교수님은 정신의학을 전공한 임상의사이자 동시에 기초의학 연구자입니다. 이렇게 서로 완전히 다른 전공을 가진 두 팀이 융합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과 ‘같이 논의하는 시간의 양’입니다. 다른 분야를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태도로 각자가 하는 연구에 대해 자주 논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융합적인 사고를 하게 됩니다. 따라서 융합연구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상대 연구자에 대한 이해이고, 서로 소통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이해도 또한 비례적으로 채워진다고 생각합니다.
김태 교수와 박민철 박사과정 학생
연구를 진행하시면서 난관에 부딪힐 때는 없으셨나요?
김재관이전까지 제 연구실에서는 초음파를 활용한 연구를 진행한 경험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초음파로 인해 열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했습니다. 이는 초음파에 가하는 전류 크기에 따라 발생하는 온도변화를 측정해 1도 미만으로 변화하는 값을 찾아내어 해결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지스트에 이 초음파 압력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다행히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 계시는 황재윤 교수님께서 도움을 주셨고, 직접 DGIST에 방문해 저희가 가지고 있는 초음파 시스템이 발생하는 압력 및 세기를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김태또한 알츠하이머병에서 자주 발생되는 아밀로이드 혈관병증은 뇌출혈을 종종 발생시키는데, 논문 출판 과정에서 이러한 부작용의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새롭게 뇌 조직의 미세출혈을 분석하였고, 그 결과 치료로 인해서는 출혈 부작용이 증가하지 않았음을 증명하여 안전한 치료법이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본 연구가 어떤 분야에 활용될 거라 기대하시나요?
김재관비록 미국 FDA에서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병 치료 약물이 있지만, 아직도 그 효능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연구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희는 비약물적인 치료 방법 중 하나인 전자약 개발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완치까지는 바라지 못하더라도, 진행을 늦추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광이나 초음파, 그리고 전기 및 자기를 활용한 전자약은 이미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 및 타 질환에도 많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전자약은 기존 약물 대비 개발비용이 적고,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이점 덕분에 치료제 시장에 빠르게 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희가 하는 연구도 최대한 빨리 임상에 적용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연구 성과가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김재관초음파 뇌 감마 자극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본 연구라면,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위한 연구 또한 현재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후각 자극을 통한 치매 진단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후각 자극을 주고 그에 따른 뇌 혈류신호를 기능적 근적외선 분광법을 이용해 측정한 결과가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선별할 때 아밀로이드 PET 영상이나 뇌 MRI 영상보다 훨씬 정확도가 높다는 내용입니다. 앞으로도 치매의 조기 진단 및 치료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연구팀에서 개발한 기술들이 병원에서 실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최종 목표입니다.
김태최근 저희 연구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구에서 재미있는 결과가 나오고 있어 ‘예고편’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청각 자극을 통한 감마파 동기화 치료법을 적용한 뇌에서 교세포 중의 하나인 성상세포의 병적 반응이 감소하고 신경보호 작용을 높이는 형태로 변화가 일어난 것을 확인했습니다. 감마파 동기화 치료법의 원리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본 결과를 통해 최근 치매의 원인으로 대두되는 교세포의 병적 변화를 정상화하는 것이 그 원리 중의 하나임을 입증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향후 연구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김재관최근 김태 교수님과 함께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를 밑거름으로 앞으로 5년간 이전 연구에서는 하지 못했던 초음파 자극에 대한 최적화를 진행하고, 아밀로이드 베타 동물 모델뿐만 아니라 타우 모델이나 산발성 동물 모델을 이용한 연구를 통해 임상으로의 적용이 용이하도록 힘쓰고자 합니다. 또한 초음파와 광이 융합된 뇌 자극을 줌으로써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대한 효과 증진을 확인하고, 임상시험 전에 영장류 모델을 활용하여 연구팀에서 개발하는 전자약의 효능을 검증할 계획입니다.
김재관 교수와 Hoang Gia Minh 박사과정 학생
끝으로 지스티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재관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성 질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회 구성원들의 건강한 삶과 질환 극복을 위해 지스트 의생명공학과에서는 다양한 의사 교수님들과 기초연구 교수님들, 그리고 공학 개발 교수님들이 함께 어우러져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턴을 희망하는 학생분들과 융합연구에 관심이 있는 교수님들께서는 언제든지 연락 바랍니다. 서로 다른 학문에 대한 이해와 융합을 통해 인류의 삶을 건강하게 만드는 연구를 진행해보고 싶습니다.
김태최근 뇌과학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으나 실제 신경정신질환 치료에 적용되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저는 기초 뇌과학, 임상 신경정신의학, 신경공학의 융합이 이루어질 때 이러한 간극이 메워질 수 있다고 믿고 융합을 통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저와 같이 이러한 꿈을 실현하고 싶은 지스티언이 있다면 언제든 문을 두드려 주십시오. 뇌 질환 극복을 위한 중개연구에 관심이 있는 지스티언이라면 언제나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