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3명(15개 팀)의 참가로 출발해 지난 2021년에는 96명(25개 팀)이 함께한 ○○○○ 프로젝트는 ‘실패해도 좋아, 한 번 도전해 보는 거야!’라는 취지로 시작된
지스트 대학생들의 공식적인 “딴짓” 활동입니다.
소정의 활동비는 물론 창의함양 교과목 학점, 학교 내 활동 공간,
전문가 멘토링 및 컨설팅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 수집된 개인정보는 선물 발송을 위한 용도 외에는 사용하지 않으며, 발송 후 바로 폐기됩니다.
네이버웹툰
서버개발자
홍유진 동문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
2021년도 졸업
동기와 선후배들이 대부분 진학을 선택할 때, 취업이라는 자신만의 오롯한 길을 선택한 홍유진 동문.
그녀는 지스트에서의 다양하고 값진 경험들이 인생의 방향을 결정할 때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이야기한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지난해 2월에 지스트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를 졸업하고, 현재는 네이버웹툰에서 서버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는 홍유진입니다.
현재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나요?
입사 후 제 업무가 다양하게 바뀌어서 여러 가지를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요.
입사 초기에는 여러분들이 재밌게 보는 네이버웹툰의 결제 플랫폼 개발을 담당했었고, 이후에는 회사 성장에 따라 글로벌 대응 쪽으로 업무가 전환되어 다양한 국내 작품을 웹툰 독자들이 직접 각국의 언어로 번역할 수 있는 참여 번역 서비스를 운영 및 개발했습니다. 요새는 사용자뿐만 아니라, 회사 내부적으로도 번역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개발 및 전환 중입니다.
요즘 내로라하는 회사들은 개발자를 상시 채용 중인데요.
수많은 회사 중 네이버, 그것도 ‘웹툰’ 사업부의 개발자로 입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에는 정말 개발자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대기업에서 개발자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저 역시 처음 취업을 준비할 땐 어떤 회사가 좋을지 몰라서 정말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대부분 지원했어요. 최종 프로세스까지 마치고 나서야 여러 회사 중 어디를 갈지 구체적으로 고민해봤던 것 같아요.
저는 네이버에서 주최한 Naver Hackday라는 프로그램에서 네이버웹툰에 재직 중이셨던 멘토분을 만났었는데, 그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해요. 일단 웹툰이라는 문화 자체가 그렇게 역사가 오래지 않다 보니 회사 분위기가 젊고 자유롭다는 이야기에 끌렸고, 저도 한 명의 열렬한 웹툰 독자로서, 많은 트래픽을 어떤 구조로 해결하고 있는지 궁금했답니다. 그리고 ‘기안84’나 ‘침착맨’ 같은 웹툰 작가를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하면서 웹툰 회사 분위기에 대한 로망을 더욱 키웠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어엿한 입사 2년 차, 즐거운 회사생활을 보내고 있답니다.
소위 말하는 대기업 취직, 좋은 점도 있고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좋은 점은 무엇이고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일단 좋은 점은 많은 사람이 제가 재직하고 있는 회사를 알아준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웹툰은 또래 친구들도 많이 접하는 콘텐츠기에 매번 저를 만나면 쿠키 좀 달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그럴 때마다 조금은 뿌듯하기도 합니다. 또 대기업이다보니 조직의 문화나 구조가 비교적 잘 잡혀있어 적응이 쉽다는 점, 그리고 뛰어난 복지 등을 장점으로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역할이 잘 분배된 만큼 여러 분야를 다양하게 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게 아쉽습니다. 사실 입사 전에는 여러 오픈 소스를 활용해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설정한 대로 seamless하게 흘러가는 구조일 거라 생각했는데, 입사하고 보니 대기업은 대부분 오픈 소스를 커스터마이징해서 자체 라이브러리로 서비스하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유지보수 및 개발하는 부서가 따로 있어서 이슈가 발생했을 때 바로 대응할 수 없고, 매번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든다는 게 단점으로도 작용하는 것 같아요. 가끔 오픈 소스대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도 있구요. 혼자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려고 할 때 그런 부분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서 조금 어렵더라구요.
연구와 창업, 그리고 취업. 여전히 이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스티언이 많습니다.
특별히 취업을 결심하시게 된 이유가 있나요?
사실 많은 지스티언이 그럴 테지만, 3학년 마지막 학기쯤이 되면 생각이 많아집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두고 지내왔고, 대학 진학 후에는 단순히 대학 공부 또는 자유에 몸을 맡기고 지내왔는데, 그런 시간이 끝나가니까요. 많은 친구, 선배님이 진학을 택했고 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마음 한구석에는 ‘정말 대학원에 가는 게 맞을까?’라는 질문이 계속 남아 있었습니다. 다수가 선택하는 길이라고 해서 나도 따라 결정해버리기에는, 인생은 좀 더 귀중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제 진짜 내 인생에 있어 선택에 기로에 서 있다는 실감이 들었지만, 여러 분야에 대한 경험 없이 누군가의 이야기만 듣고 미래를 결정하기엔, 위험부담이 크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2학년 2학기부터 연구실에서 인턴 생활을 해보며 대학원 생활이 맞을지 고민해봤고, 창업 휴학 후 1년 동안 창업에 도전해보면서 창업가의 길도 고민해봤고, 마지막으로는 기업 인턴을 통해 취업에 대한 고민도 해봤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경험 끝에, 저는 취업이 제일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연구에 욕심이 있었던 분야는, 회사생활과 병행하며 공부해도 충분히 익힐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취업을 선택했고 지금 이렇게 회사에 다니고 있답니다.
연구자의 길을 걷지 않은 게 아쉬웠던 적은 없었나요?
가끔 아쉽긴 합니다. 저는 학부생 때도 논문을 꽤 썼던 편에 속하는데요, 논문이 accept 되고 publish 될 때마다 느끼던 그 짜릿함과 뿌듯함을 아직도 잊지 못해요. 취업해서 일을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기분이랄까요(웃음). 회사 내에서 인정받는 것도 좋지만, 전 세계적으로 특정 분야에서 인정받는 건 다른 느낌? 그래서 연구자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습니다. 당장은 개발이 재밌으니 싫어지지 않을 때까지 개발을 해보고, 그 후에 대학원을 가볼까 생각 중입니다. 요새는 이상하게 물리 쪽에도 관심이 생겨서, 어쩌면 대학원은 물리학 분야로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지스트에서의 생활이나 학업 중 취업에 특히 도움이 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스트가 제게 선물해준 경험이 너무 많아서 하나를 꼽긴 어렵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하고 싶은 걸 모두 경험하게 해준다’라는 지스트의 모토가 제 인생에 가장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아까 앞에서도 언급하긴 했지만, 장래가 고민될 때 진학, 창업, 취업 중 원하는 방면은 무엇이든 경험할 수 있게 해줬기 때문에 후회 없이 취업을 선택할 수 있었고, 그래서 지금 제 직업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또 사람들이 종종 ‘고등학교 친구까지가 진짜 친구고 대학 친구는 사회생활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요. 전원 기숙사 생활 덕분인지 몰라도 지스트에서 만난 인연들은 하나하나 모두 소중하고 좋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아, 그리고 피아노실...! 스트레스 받을 때 피아노실에 가서 연주 몇 번 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정말이지 모든 것을 다 갖춰서 행복합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이 특별히 준비하거나 신경 써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어떤 분야로 취업을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다를 것 같은데요, 저처럼 개발자의 길을 가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작아도 좋으니 재학 중에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프로젝트 하나 정도는 같이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스펙을 쌓는 과정이라고 하면 그렇게도 볼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개발자가 진짜 나와 맞는 직업인지 경험해볼 수 있으니까요.
‘하고 싶은 걸 모두 경험하게 해준다’라는
지스트의 모토가 제 인생에 가장 도움이 되었어요.
진학, 창업, 취업 중 원하는 방면은 무엇이든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줬기 때문에
후회 없이 취업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지스트에서의 생활은 어떠셨나요?
이때까지 쭉 이야기한 답변들만 보면 좀 다른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일반적인 학생 중 하나였어요. 1~2학년 때는 신입생답게 나가서 노는 걸 좋아했고, 그만큼 제 주변 분들을 많이 고생시킨 것 같기도 해요. 지금 와서 아쉬운 점이라고 하면, 학교 도서관이 참 좋았는데… 당시엔 나가서 노는 게 너무 좋아서 도서관을 많이 경험해보지 못한 게 아쉽네요. 물론 너무나도 즐거웠기 때문에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단언컨대 저는 열심히 놀았고, 열심히 경험했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3학년 말~4학년 초에 춤 동아리 <막무가내>랑 <지온나래>에 입단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저 혼자 월등히 학번이 있는 편이라 지원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로망으로만 남겨둘지 고민하다가 큰 용기를 내서 지원했었는데, 덕분에 지스트에서의 제 기억과 인연이 더욱 풍요로워진 것 같습니다. 얘기하다 보니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가고 싶네요.
너무 아쉽습니다. 다들 영어 성적 미리미리 챙겨서 해외 활동도 꼭 체험해보시길 바랍니다.
그저 학점을 취득하는 것 말고도 대학생만이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은 정말 무한히 많고, 그런 것들은 대학생의 특권입니다. 졸업이나 학점에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마음 편히 휴학하고 경험해보면서 멋진 대학 생활을 꾸려가면 좋겠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알차게 학부생활을 보내신 것 같아요.
지스트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학교가 작긴 했지만, 저는 그 작은 학교에서 정말 많은 부분을 경험해봤던 것 같습니다. 학교 홍보대사 지온나래, 춤 동아리 막무가내, 학생회 인포팀, 신문사, 무한도전, 창업, 교환학생, SLUSH 참가… ‘내가 가장 빛나는 시기인 대학 생활은 지금뿐!’이라는 생각으로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덕분에 당시에는 전공과목 공부와 병행하느라 굉장히 힘들었는데요, 하나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지스트는 학교가 작은 만큼 스스로가 원한다면 정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 같아요.
나의 젊음을 맘껏 펼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건 제게는 행운이었습니다. 덕분에 취업이라는 길을 선택할 때도 모두 경험해 본 다음에 미련 없이 선택할 수 있었으니까요.
평소에 개인적인 역량 개발을 위해 하시는 일이나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저는 과학고와 과학기술원을 졸업했는데요. 그래서 다른 일반적인 루트를 지내 온 분들에 비해 제 식견이 좁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역사와 사회를 싫어해서 이공계열 공부만 하며 지내왔는데, 사회에 나와보니 인문학적인 기본 상식이 필요한 부분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2022년에는 한 달에 책 한두 권을 읽자는 다짐으로 도서관 대출증을 끊고 매일 밤 책을 읽고 잠드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일단 비교적 허들이 낮은 세계문학부터 시작했구요, 최근에 『노르웨이의 숲』을 다 읽고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있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제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스스로 꾸준히 질문하면서 그 길을 찾아 한 걸음씩 걸어 나가보려고 합니다. 물리에도 관심이 생겼으니 물리학도 좀 공부해보고, 지금 회사에서 맡은 프로젝트가 완전히 끝나면 알고리즘이랑 수학 공부도 해보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네요. 작은 소망으로는 직장인 밴드를 하나 차려서 공연을 열고 싶은데요. 제가 수도권에 연고가 없어서 진행이 조금 힘든 상황입니다. 이 글을 보고 관심 있으신 분은 연락 주세요. 저랑 같이 또 새로운 도전을 해보시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지스트 후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한 번뿐인 대학 생활을 마음껏 즐기시고, 경험할 수 있는 건 다 경험해보시면 좋겠어요. 하고 싶으면 다 해볼 수 있는 거, 그게 저희 지스트의 장점이니까요.
저는 정말 많이 경험한 편인데도, 여전히 대학 생활에 아쉬움이 있답니다. 해외 봉사! 또 가고 싶어요. SAP도 못 가본 게 너무 아쉽습니다. 다들 영어 성적 미리미리 챙겨서 해외 활동도 꼭 체험해보시길 바랍니다.
그저 학점을 취득하는 것 말고도 대학생만이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은 정말 무한히 많고, 그런 것들은 대학생의 특권입니다. 졸업이나 학점에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마음 편히 휴학하고 경험해보면서 멋진 대학 생활을 꾸려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