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3명(15개 팀)의 참가로 출발해 지난 2021년에는 96명(25개 팀)이 함께한 ○○○○ 프로젝트는 ‘실패해도 좋아, 한 번 도전해 보는 거야!’라는 취지로 시작된
지스트 대학생들의 공식적인 “딴짓” 활동입니다.
소정의 활동비는 물론 창의함양 교과목 학점, 학교 내 활동 공간,
전문가 멘토링 및 컨설팅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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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차세대 예술,
미디어아트
송은성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
차세대 예술 : 기술을 이용한 예술적 표현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새롭게 전환되는 사회의 전면적 변화는 당연하게도 다양한 분야의 근본적인 변화까지 요구한다. 예술 또한 미디어와 기술의 진보 속에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끊임없이 실험하며 변모해나가고 있다. 새로운 예술의 중심에 있는 미디어아트는 현재 여러 장르와 결합하며 그 영역을 꾸준히 확장 중이다. 과거의 예술이 시도했던 일차적 차원의 융합이 아닌 본질적인 부분에서부터 결합을 시도하는 총체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아트를 이해하려면, 과학기술이 현재의 예술 영역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예술계에 독특한 작업 소재를 제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예술가들이 과학기술을 도구 삼아 자신들의 예술 세계를 색다르게 펼쳐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미디어아트는 당대의 과학기술과 문화적 배경에 예술이 혼합된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 때문에 기술과 사회의 발전에 따른 시대상이 반영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미디어 아티스트들은 예술적인 잠재력과 창의성을 표출하기 위해 신기술을 접목한 실험적인 작품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고 있다. 예술가들이 첨단 기술에서 표현 수단을 찾는다면, 반대로 엔지니어들은 예술에서 신기술을 위한 영감을 얻는다. 즉, 과학기술은 예술의 원천이 되고, 예술은 과학기술에 영감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제 예술은 타 분야들과 어울려 융합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새롭게 발돋움할 수 있는 분야로 인식이 바뀌어 가고 있다.
인간과 기술의 교감
미디어아트의 주요 특징인 예술과 관람객들의 ‘상호작용’은 새로운 종류의 예술 체험을 창조했다. 작품은 더이상 예술가의 내면에 있는 감성과 창조성으로만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와 관람객 사이 협업의 결과물로 나타난다. 다시 말해 작가는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예술이 달성될 수 있도록 관람객을 작품에 참여시키고, 관람객이 참여할 때 비로소 예술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는 예술은 심미적 기능을 넘어 인간에 대한 이해와 인문학적 가치를 포함해야 하며 특히, 기술이 예술의 감성으로 표현된다는 것은 그 시대에 조형되는 인간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인터랙티브(Interactive)는 ‘상호 간’이라는 뜻을 지닌 인터(Inter-)와 ‘활동적’이라는 뜻을 지닌 액티브(Active)의 합성어이다. 상호활동적인, 곧 쌍방향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인간과 기술의 만남 또한 하나의 인터랙티브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예술이 더해진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는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그동안의 고전적인 예술이 보여 준 단방향 소통 혹은 심리적인 교감을 물리적, 직접적으로 체험하게 만들며 소통 과정 자체를 예술로 만드는 데 의의가 있다. 관람객이 작품과 더욱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으며, 미디어아트의 이와 같은 상호 작용은 관람객에게 한층 더 다채롭고 신비한 예술 경험을 선사한다.
인공지능 예술, 단순 모방에서 통합 예술로
미디어아트를 이야기하며 인공지능 예술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기술의 고도화에 따라 인공지능에 의해 생성된 작품들이 ‘AI아트’라는 새로운 장르로 등장했다. 인공지능 예술은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모든 예술 작품을 의미하는데, 크게 인공지능에 의해 자율적으로 생성된 작품과 인간과 인공지능이 협업한 작품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특히 인간과의 협업 작품이 아닌 인공지능에 의해 자율적으로 생성된 작품은 그 예술성에 대해 끊임없는 설전이 오가는 상황이다.
프랑스의 화가 조르주 브라크(Georges Braque)는 ‘그림은 그것이 생각을 지워 버릴 때 끝난다(The painting is finished when the idea has disappeared)’라고 말했다. 예술은 항상 혁신과 창조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가 어렵지만, 하나의 예술 작품에는 작가의 의도와 생각, 철학 등 많은 것들이 담겨 있고, 이것이 관객에게 예술적 표현으로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홀로 창조해낸 결과물들은 아직 대부분 기계학습을 기반으로 기존 작품을 모방하는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예술계에 있어서 AI아트는 분명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스페인의 인공지능 ‘보토’가 그린 그림이 NFT 경매에서 11억 원에 낙찰되어 화제가 되었다. 이처럼 인간을 모방한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이 미술품 경매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인공지능이 불러온 예술 시장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한편에서는 인공지능이 창조한 작품들이 예술성에 대한 논란과 더불어 대중들의 이목을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집중시키는 현상을 바라보며, AI아트가 혁신적인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이렇게 유행처럼 스쳐 지나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예술가들은 이미 자신의 창의력을 십분 발휘해 인공지능을 하나의 표현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작품을 위해 인공지능과 협업하는 등, 한 단계 진화된 형태의 예술 활동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학기술의 성과를 재료 삼아 다시 창조되는 예술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디지털과 물리적인 요소들을 산업에 융합해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키고 새롭게 전략화하려는 바람이 일고 있다. 단순히 제품만 생산했던 기존과 달리 디지털 콘텐츠 및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와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키려는 움직임 또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과 사회의 발전에 따라 의미가 조금씩 달라져 온 예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이 밖의 여러 분야에서도 그동안 깊이 고려되지 않았던 문제나 현상을 다각도에서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 융합을 통한 창의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추세다. 융합으로 인해 많은 분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으며, 다양한 전문가들이 한 데 엮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는 곧 자신의 전공과 상관없이 원하는 분야로 도약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예술과 기술의 융합은 우리가 자신만의 창의적인 길을 개척하고 조금 더 큰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세상이 요구하는 부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든다.
그러나 창조적인 예술 작품들이 사람들과의 교류에 쓰이는 반면, 과학기술은 작품의 소재로 소용되는 것에 비춰볼 때, 융합에 있어서 과학자나 기술자들의 역할은 이전의 역할과 큰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예술가들의 관점에서 예술과 기술의 융합은,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기 개발된 첨단 기술들에 의존하고 이를 응용하여 예술적 표현으로 승화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예술가들이 과학기술이라는 특별한 창작 소재를 선택하는 과정을 보며 그들이 어떻게 깊이 생각하고, 의도하는 메시지를 얼마나 참신한 방법으로 표현하는가에 집중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시대의 창조는 온전히 새로운 것을 바라기에 앞서, 기존의 것을 색다른 관점으로 더해 재탄생 시킬 때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작정 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장르가 어떻게 융합하고 융화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관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