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관절염을 연구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제가 미국에서 박사과정(Univ. of Massachusetts)이나 박사후 연구원(Harvard Medical School)으로 있을 때는 지금 연구 분야와는 전혀 다른 세포 신호전달 분야를 공부했습니다. 1994년 경북대학교 생물학과 부임 후에 당시 연구비 사정 등에 의해 연골세포 분화(chondrogenesis)를 연구하게 되었고, 2000년 GIST로 이직 후 연골세포의 퇴행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2005년경부터 연골세포를 이용한 학문적 접근 보다 실제 인류의 생활에 중요한 퇴행성관절염을 보다 근본적으로 연구하고 싶어 본격적으로 동물모델(생쥐)을 이용한 퇴행성관절염 분야를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노화로 인한 질병으로 인식되었던
퇴행성관절염의 유발 인자로
‘콜레스테롤’을 설정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최근 들어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퇴행성관절염의 근본적인 발병 원인을 규명하고자 하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우리가 연구한 콜레스테롤과 퇴행성관절염 발병이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입니다.
퇴행성관절염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으로서 고령화사회에서 큰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퇴행성관절염이 단순히 노화에 의해 연골조직이 닳아 없어지는 질병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현재까지 명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근본적인 치료방법 또한 개발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 연구실은 퇴행성관절염이 단순히 노화에 의해서 연골조직이 닳아 없어지는 질병이 아니라, 비정상적 생명현상에 의해 능동적으로 유발되는 과정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생명유지에 필수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동맥경화나 치매 등의 퇴행성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콜레스테롤과 퇴행성관절염과 상관관계를 밝히고 싶었습니다.
콜레스테롤과 퇴행성관절염의 상관관계를 어떤 방법으로 규명할 것인지가 연구의 핵심이자,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연구팀은 먼저 콜레스테롤과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생쥐에서 고농도 콜레스테롤 식이요법이 퇴행성관절염을 심화시킴을 확인하였고, 퇴행연골에서 콜레스테롤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있음을 확인하여 둘 간의 밀접한 연관성을 확인한 후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콜레스테롤이 퇴행성관절염을 일으키는지, 그렇다면 어떠한 기전으로 퇴행성관절염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밝히게 되었습니다.
비록 선행 가설들은 있었지만 콜레스테롤이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할 것이라는 생각 그 자체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콜레스테롤과 관절염과 상관성을 확인한 후에는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었습니다.
콜레스테롤에 의한 퇴행성관절염 조절기전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유전자 조작 생쥐가 필요하여 엄청난 연구비가 소요되는 매우 힘든 연구기간이었지만 다행히 리더과제, 중견과제 등의 지원과 광주과학기술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 가능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실험동물을 이용한 퇴행성관절염 실험은 한번 수행에 4개월 정도 소요되는 매우 긴 인고의 기간이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한 참여 연구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연구의 성과와 기대 효과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이번 연구는 퇴행성관절염이 단순히 노화에 따른 부수적인 질병이 아니라 동맥경화처럼 콜레스테롤 대사에 의해 능동적으로 유발되는 대사성 질환임을 증명한 세계 최초의 연구결과입니다. 따라서 우리 연구팀에서 밝힌 CH25H-CYP7B1-RORα를 축으로 하는 콜레스테롤 대사에 의한 퇴행성관절염의 발병이라는 결과는 향후 퇴행성관절염의 예방 및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재 분자 생물학 분야에 있어서 세계적인 연구 추세는 한 개의 분자에 초점을 맞춘 연구보다는 다양한 분자들 간의 상호작용을 해석하고, 전체 시스템의 이해를 통하여 이전 연구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패러다임의 전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연구실도 이러한 연구 추세에 발맞추어 연골퇴행 전체 과정에 대한 시스템학적 접근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퇴행연골세포의 유전체 및 전사인자들 간의 네트워크를 분석함으로써 연골퇴행 및 골관절염을 유발하는 핵심인자를 발굴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기회가 된다면 우리 연구팀에서 밝힌 CH25H-CYP7B1-RORα 축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약제를 개발해서 보다 용이하고 효과적인 퇴행성관절염 치료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건강한 고령화 사회가 되는데 이바지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