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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Z

얼마 전 지스트 물리전공 오상현 졸업생과 기초교육학부 이수정 교수님이 천재 시인 이상의 작품에 관해 발표한 논문이 문학계와 과학계에서 동시에 화제가 되었습니다.
해당 논문은 이 수업의 기말 리포트에서 발전된 연구였는데요. 전국에서 오직 지스트에만 개설되어 있으며, 이공계적 상상력과 사유를 통해 이상이 남긴 시, 소설, 수필 등 주요 텍스트에 접근해보는 이 강의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① 과학과 문학의 만남
② 문학의 이해
③ 이상문학과 과학
④ 시의 이해
⑤ 과학으로 읽는 문학

응모기간 : 2022년 1월 10일까지
응모방법 : 정답과 핸드폰 번호를 ryulina@gist.ac.kr로 보내주세요.
추첨을 통해 20명에게 1만원 상당의 모바일 기프티콘을 드립니다.
상품발송 : 응모마감 후 일괄 전송

간경변증을 치료하는
항생제 리팍시민의 약물 기전 규명

 날카로운 데이터 분석으로 생명의 신비를 밝히는  
 생명과학부 이선재 교수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몇몇 약물 중에는 놀랍게도 그 작용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왕왕 있다. 병이 호전되는 것이 분명한데도 어째서, 왜 그러한 효능이 있는지는 뚜렷하게 알지 못한다는 것.
지스트 생명과학부 이선재 교수가 샷건 메타게놈(Shotgun Metagenome) 기반 정밀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기술을 통해 그간 안개 속에 가려져 있던 항생제 리팍시민의 약물 기전을 밝혀낸 것처럼,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아직 밝혀내지 못한 약물 기전이 하나둘 명쾌하게 밝혀져 앞으로 다양한 만성 질환에 대해 더욱 효과적인 치료가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수님과 연구팀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지스트 생명과학부 이선재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생명 현상과 관련된 바이오 및 임상 빅데이터들을 모두 모아서 그 안에 숨겨진 생명의 비밀을 찾아내는, 즉 ‘데이터 마이닝 분석 연구실’입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여러분이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구글 맵에서 최단 경로 찾기 기능을 사용하는 것처럼 저희는 바이오데이터를 기반으로 커다란 맵을 구현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원하는 경로를 올바르고 빠르게 찾아가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해당 연구를 통해 Small-scale Observation에서는 찾을 수 없는 그림을 꼭 찾고 싶고, 이를 통해서 질병의 원인 기전들, 질병 치료에 필요한 신약 후보물질 또는 바이오마커들을 찾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이에 저희 연구실은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조성과 대사 변화에 초점을 맞춰 인체 생리 작용이라는 퍼즐을 맞춰나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규명하신 ‘간성뇌증(Hepatic encephalopathy)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항생제 리팍시민의 약물 기전’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리 인체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퍼즐 중 하나는 바로 마이크로바이옴입니다.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Human Microbiome Project) 이후 인체의 유전자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공존하는 미생물들의 유전체 정보가 밝혀졌으며, 특히 마이크로바이옴이 단순히 ‘방관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리작용의 ‘결정자’로서 작용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특히 비만, 장 염증, 간 질환 등 다양한 후천성 만성 질환의 원인이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의 문제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샷건 메타게놈(Shotgun Metagenome)을 기반한 정밀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장 및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하였습니다. 특히 장 및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사이에 존재하는 장벽이 무너지면서 구강 미생물들이 장내 환경으로 침입하면 간 질환 환자에게서 전신 염증(Systemic Inflammation)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때 TNF-alpha 역시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근거로 리팍시민 약물이 간 질환 환자에게 염증을 일으키는 구강 미생물의 장내 침입을 차단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이와 함께 Lactate 대사, IL17의 변화가 일어나는 등 총체적으로 전신 염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핵심적인 역할을 한 ‘샷건 메타게놈(Shotgun Metagenome) 기반 정밀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기술’을 이번 연구에 어떻게 활용하셨나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ext-Generation Sequencing, NGS)이 발달하고 시퀀싱 비용이 파격적으로 낮아짐에 따라, 기존에 사용하던 16S rRNA 위주의 앰플리콘 시퀀싱(Amplicon Sequencing)에서 한 단계 나아가 샷건 메타게놈(Shotgun Metagenome)과 같이 미생물 유전체 DNA를 모두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16S rRNA 분석으로는 할 수 없는 정확한 미생물 품종(Strain) 동정이 샷건 메타게놈을 통해서 가능하게 되었고, 구강에 존재하는 미생물 품종 중에서 장내 환경으로 침입하는 미생물 품종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해당 미생물의 침입 과정은 Genus-level의 프로파일링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정밀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그동안 간경화 환자의 간성뇌증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리팍시민’이라는 항생제의 기전을 밝히기 위해 본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약물이 리팍시민처럼 기전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특히 복잡한 생리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어서 약물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는 더 많은 시간이 투자되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본 연구에서는 간경화 환자의 병변과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의 연관성이 어느 정도 밝혀진 상태였으며, 리팍시민 약물이 간경화 환자의 증상을 완화해준다는 단서가 이미 있었기 때문에 좋은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 본 연구에서는 기존에 시도하지 못했던 마이크로바이옴, 대사체 등의 멀티오믹스 데이터를 활용하여 리팍시민의 기전을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밝혀낸 Streptococcus, Veillonella, Lactate 마커들은 앞으로 간경화 환자의 멀티오믹스 마커로써 사용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연구를 진행하시면서 힘들었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많은 연구자가 공감하겠지만, 논문이 출간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이 위기이고 기회인 것 같습니다. 오히려 첫 분석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내가 짠 프로그램에 혹시 모를 버그가 있는 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맞닥트리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생명 현상을 새롭게 발견할 때의 기쁨과 희열 같습니다. 설령 백 번을 넘게 실패하더라도 한 번의 우연한 발견이 있다면 그동안의 위기들을 모두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할까요? 아마 많은 생명과학 연구자분들께서 이러한 기쁨을 위해 오늘도 묵묵히 어려운 실험과 연구를 진행하고 계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본 연구가 어떤 분야에 활용될 거라 기대하십니까?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간경화 환자 치료에 있어서 마이크로바이옴 모듈레이션이 핵심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추후 다양한 간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이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간 질환 뿐만 아니라 우울증, 자폐증, 정신질환과 같은 다양한 후천성 만성 질환들이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으로 인해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관련 약물들 또한 마이크로바이옴 변화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해당 분석법이 다양한 만성 질환 치료 및 진단 마커 발굴 등에 응용될 것이라고 예상되며, 만성 질환을 치료하는 다양한 약물의 마이크로바이옴 기전 연구가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향후 연구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연구팀과 함께 간경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이식술 분석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 분석을 통해 분변이식술에 사용될 수 있는 최적의 공여자(Donor) 마이크로바이옴 조성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식술 후의 마이크로바이옴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플랫폼을 완성하여 최적의 분변이식술을 이룰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합니다.
더불어 저희 연구실에서는 항암 대사 타깃 발굴 연구, 다양한 만성 질환 환자 마이크로바이옴 치료 기전 연구(당뇨병, 갑상선 항진증, 치매 등)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만간 해당 연구와 관련하여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이야기해주세요.

지스티안 여러분, 지금 이 순간에도 학업과 연구를 진행하시느라 수고가 많습니다. 당장 눈앞에 결과가 보이지 않아 힘든 순간들도 있겠지만,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보낸다면 분명히 머지않아 기원하던 소망과 꿈들을 이루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희 연구실을 영어로 표현하면 Life data mining lab(생명 데이터 마이닝 연구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제가 고의적으로 Data란 단어를 빼고 Life Mining Lab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데이터’ 연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생명’ 연구를 하고, ‘생명’을 발견하고, ‘생명’을 살리는 연구를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제가 부임한 지 1년 밖에 되지 않아 시행착오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훌륭하시고 따듯하신 학과 내 여러 교수님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저희 연구실은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