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몸비가 온다
<스몸비로 생긴문화>
횡단보도 앞 보도블럭에 반짝이는 붉은 선을 발견해도 놀라지 말라. 전방 신호등이 보행자 신호로 바뀌면 바닥의 붉은 선도 초록불로 색이 바뀐다. 스마트 폰을 보느라 빨간 불일 때 무심코 노란선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신호등에서 목소리가 들려도 놀라지 말라. 10초를 남기고 깜박이는 초록 불에 건너려는 순간도 마찬가지다. 스몸비 족인 당신을 구하려는 천국의 목소리라고 생각해도 좋다. 이스라엘에서는 좀비 라이트라고 불리기도 하는 바닥 신 호등은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 서울시가 도입을 시작하면서 점차 전국으로 확대 설치되고 있다. 바닥 신호등이 스몸비의 구원자가 되어 줄지 기대가 크다.
딱딱하고 노란 옥수수 알갱이는 대략 섭씨 180도의 고온이 되면 내부 압력이 930kPa(약 9.2 기압) 까지 증가하며 ‘뻥‘하고 터지면서 내부에서 끓었던 단백질과 전분이 거품으로 올라온 다. 그 거품이 순식간에 굳으면서 하얀 팝콘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강한 온도와 기압에 반응 하는 팝콘처럼 강렬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뇌를 팝콘 브레인이라 한다. 버스를 기다리며, 지하 철 역 계단을 오르내리는 잠시의 순간도 참지 못하고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있다면, 해야 할 업무를 미루고 새로운 소식을 찾아 수시로 스마트 폰을 깨운다면 당신은 팝콘 브레인이 맞 다. 팝콘 브레인이란 용어를 대중에게 소개한 미국 워싱턴대 교수인 데이비드 레비는 “뇌는 강한 자극을 계속 받으면 단순하고 평범한 것에 흥미를 잃는다”고 했다. 강한 자극을 쫓아 스 마트 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따라가는 스몸비 족과 팝콘 브레인을 떼어 생각할 수 없는 대 목이다.
‘Forest’ – 집중이 필요할 때 포레스트에서 씨앗을 심으면 집중하는 동안 나무가 자라고, 스
마트 폰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앱을 떠나게 되면 나무가 말라 죽게 된다. 나무를 심으면서
집중력을 높이는, 스마트 폰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해주는 앱.
‘Focusi’ – 공부 타이머. 공부, 집중하고 싶은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힌트’ 화면에서 집중, 스
마트폰 중독 대책 요령을 체크하며 의욕을 불러일으키게 해 준다. 과거 집중 시간 통계를 내
주면서 동기 부여를 시켜 주는 앱.
‘AR글래스의 대중화’
스몸비 뿐만 아니라 포노사피엔스라고 불리는 현 인류를 위해 다양한 스마트 다바이스가 출시되고
있다. 올해 8월부터 가격과 무게를 낮춘 AR글래스도 그 중 하나다. 기존 제품이 가격적인 면에 있어
서나 크기 면에 있어서 비싸고 커서 크게 상용화되기 어려운 단점을 보완, 국내 통신 업체인 LG유플러스에서
기존 AR글래스 무게와 가격의 1/4인 대중지향형 AR글래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화면 창
크기를 최대 100인치 까지 키울 수 있는데다 정면 상황을 살필 수 있어 대중교통이나 길에서 스마트
폰을 보며 길을 가다 행인과 부딪히는 스몸비 족의 위험을 막을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있다.
‘무인 주문 결제 키오스크와 바리스타 로봇’
코로나19로 인해 더 강화되긴 했지만, 이미 20대에서는 언택트 문화가 대중화 되고 있고 스몸비족
의 출연 역시 문화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대학가에서는 상점에서 무인 주문과 결제가 가능한 키오스크가
새삼스럽지 않을 뿐 아니라 무인 카페와 바리스타 로봇까지 등장했다. 24시간 무인으로 운
영할 수 있는 이 카페는 키오스트를 통해 주문, AI 로봇이 아메리카노를 비롯 다양한 음료를 제조해
내려준다. 스마트 폰이 익숙한 밀레니엄 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이런 류의 서비스
가 점차 확장될 거라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몸비 족에 반하는 문화 역시 등장한다. 최근 디지털 단식(digital fasting),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라고 불리는 운동이 확대 되고 있다. 노모포비아(no mobile-phone phobia)처럼
스마트 폰이 없을 때 불안 증상을 겪는, 스마트 폰에 과의존하는 현대인들에게 필수적인 운동이기도
하다. 일정 시간 외에는 스마트 폰을 꺼 놓는다거나, 잠들기 전 침대에 스마트 폰을 들고 가지 않고 의
식적으로 종이책을 보는 행동 등, 자신만의 지침을 세워 스마트 폰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다. 최근 당
신은 언제 멍 때려 봤는가? 오늘 하루 중에 단 한 번도 멍 때려 본 적 없다면, 스몸비를 의심하라. 스스
로 스몸비 족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각성과 자각이 필요하다. 새로운 정보와 자극에 의존할수록 사
실적인 정보를 기억하고, 복잡한 텍스트를 해석하는 능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미국 에머리 대학의
교수 마크 바우어라인도 자신의 저서 <가장 멍청한 세대>에서 포노사피엔스를 디지털로 결속 되어 있
지만 소통과 해석에는 발전하지 못하는 사회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여행 상품의 등장
미국에서는 겟어웨이 하우스라는 여행 상품이 인기다. 겟어웨이 하우스는 핸드폰, 노트북, TV 등 디지
털 기기를 떼어내고 숲속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강원도 홍천에 외부
네트워크망이 단절된 리조트가 마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