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Issue
IBS 마이크로바이옴-체-뇌 생리학 연구단 단체 사진

Interview

IBS 마이크로바이옴-체-뇌
생리학 연구단
서성배 연구단장

GIST가 마이크로바이옴-체-뇌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 여정을 이끄는 서성배 단장에게 연구단 출범의 의미와 내부 감각신경 연구가 열어갈 가능성을 들어보았다.

Q1. IBS 마이크로바이옴-체-뇌 생리학 연구단과 GIST 융합신경생리학과가 함께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연구단과 학과의 출발을 맞아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에게는 상당히 감개무량한 일입니다. IBS 연구단과 신설 학과가 함께 시작된다는 것은 GIST 안에 새로운 ‘Center of Excellence’를 만들어가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수도권이 아닌 광주·전남 지역에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호남 지역에서 연구하고 기여할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고 감사합니다.

Q2. IBS 마이크로바이옴-체-뇌 생리학 연구단을 유치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제가 IBS 단장으로 선정되면서 GIST와 협의가 시작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신설학과 설립을 요청드렸습니다. 지방에서 새로운 연구 거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수한 인재들이 이곳으로 모여야 합니다. 학과가 생기면 새로운 교수진을 모실 수 있고, 학생과 연구자들이 모일 수 있는 기반도 만들어집니다. IBS 연구단과 신설 학과가 함께 출범하면서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연구, 국가와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자원과 기회가 마련된 것 같습니다.

Q3. ‘마이크로바이옴-체-뇌’라는 연구 분야에 대해 쉽게 설명해주신다면요?

기존 신경과학은 주로 뇌 안의 신경세포가 어떻게 활성화되고 억제되는지 또 여러 신경세포 집단이 섭식, 수면, 짝짓기 같은 행동에 어떤 기능을 하는지 살펴보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뇌의 신경세포가 몸의 여러 기관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장은 뇌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장내 미생물 역시 이 연결에 영향을 미칩니다. 신경과학의 중요한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할 수 있고, 세계 주요 연구기관에서도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Q4. 단장님께서는 뇌와 내장기관을 잇는 ‘내부 감각신경’의 작동 원리를 연구해 오셨습니다. 우리가 바깥세상을 느끼는 것과 달리 몸 안의 상태를 느낀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감, 즉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은 오랫동안 연구되어 왔습니다. 수용체 기능도 많이 밝혀졌고, 관련 노벨상도 많이 나왔습니다. 상대적으로 몸 안의 상태를 감지하는 내부 감각은 덜 연구된 분야입니다. 저희 랩에서 처음 시작한 연구 분야 중 하나입니다. 이 내부 감지 기관은 건강뿐 아니라 여러 질병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어 앞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몸의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는 데도 중요하고요. 임팩트 있는 연구 주제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Q5. 배고픔과 포만감, 짠 음식이나 단 음식이 당기는 느낌도 몸과 뇌가 주고받는 신호의 결과라고 볼 수 있을까요?

그렇죠. 특정 영양소가 부족해지면 몸은 그 결핍을 감지하고, 해당 영양소를 찾도록 행동을 유도합니다. 오래 굶으면 음식에 대한 욕구가 생기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고기가 먹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신호는 장에서 먼저 감지됩니다. 장이 “지금 소금이 부족하다”, “단백질이 부족하다”는 정보를 알아차리고, 장-뇌 축을 통해 뇌로 전달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려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일상적인 식욕이나 특정 음식에 대한 선호도 몸과 뇌가 주고받는 정교한 생리적 신호의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Q6. 단장님께서는 초파리 모델을 활용해 섭식, 대사, 호르몬 조절에 관여하는 뇌-장 신경회로를 밝혀오셨습니다. 작은 초파리 연구가 인간의 몸과 질병을 이해하는 데 어떤 단서를 줄 수 있나요?

초파리는 키우기 쉽고, 유전자 조작이 가능하며, 다양한 연구 도구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물론 초파리 연구 결과가 인간에게 얼마나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는 계속 검증해야 합니다. 다만 생명체의 원초적인 작동 원리 중에는 초파리와 포유류가 공유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초파리에서 밝힌 일부 기작은 쥐와 같은 포유류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인간이나 포유류를 직접 연구하는 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초파리는 효율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강력한 모델입니다. 기초 원리를 밝히는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연구단의 연구 방향은 남들이 하지 않는 연구,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과학을 해나가는 것입니다.
불가능에 가까운 질문은 좋은 과학으로 이어지기 어렵고,
충분히 답할 수 있더라도 흥미롭지 않은 질문도
좋은 과학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흥미롭고 의미 있으면서도
우리가 도전할 수 있는 질문을 찾는 일입니다.

Q7. 연구단의 영양소 감지 연구는 비만, 당뇨, 고혈압 같은 대사 질환 이해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기초과학 연구는 의학과 분리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몸에 영양소를 감지하는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계속 음식을 먹을 겁니다. 그 결과 비만에 이어 당뇨 같은 대사 질환으로 발전될 거고요. 소금 센서가 없다면 체내 수분 조절 이상, 혈압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영양소 감지의 기초 기전을 밝히는 일은 비만, 당뇨,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 나아가 그 합병증을 이해하는 중요한 길이 될 수 있습니다.

Q8.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 같은 신경질환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연구단이 가장 중점적으로 밝히고자 하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많은 연구에서 여러 질병이 장에서 시작한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저희 연구단에서도 신경질환, 정신질환에서도 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하게 됐습니다. 파킨슨병의 경우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나쁜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장에서 응집되고 이것이 장-뇌 축을 따라 뇌로 전달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후 뇌의 특정 신경세포에 영향을 미치며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장, 뇌, 미생물 사이의 상호작용이 신경질환의 시작과 진행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히고자 합니다.

Q9. 연구단 출범 이후 《Science》 논문 게재 성과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연구단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싶으신가요?

운이 좋게 논문이 잘 나왔습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연구 방향은 남들이 하지 않는 연구,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과학을 하는 것입니다. 불가능에 가까운 질문은 좋은 과학으로 이어지기 어렵고, 충분히 답할 수 있더라도 흥미롭지 않은 질문도 좋은 과학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흥미롭고 의미 있으면서도 우리가 도전할 수 있는 질문을 찾는 일입니다. 학생들에게도 늘 그런 질문을 찾아보자고 이야기합니다. 우리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애정도 더 커졌습니다. 학생들이 훌륭한 과학자로 성장해 한국에서도 과학 노벨상이 나오고, 세계 과학을 선도하면 좋겠습니다.

Q10. 새롭게 출범한 연구단과 학과가 앞으로 가장 먼저 집중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더불어 이 분야를 공부하고 연구하게 될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도 부탁드립니다.

내부 영양소 감지, 마이크로바이옴, 장-뇌 축 연구는 새롭게 열리고 있는 분야입니다. 그만큼 밝혀야 할 질문이 많고, 학생들이 도전할 수 있는 주제도 많습니다. 이곳에서 재미있고 의미 있는 연구를 함께하며, 앞으로 훌륭한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 분야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GIST가 그 흐름을 선도하는 연구와 교육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야외 벤치에 앉아 있는 서성배 연구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