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에서 시작된 연구자의 길
신약개발과 나눔으로 이어가다
정철웅 연구소장(리가켐바이오)
1999 GIST 생명과학과 석사 취득
2003 GIST 생명과학과 박사 취득
2016 생명과학과 발전기금 1,100만 원 기탁
2026 생명과학과 및 화학과 발전기금 총 1억 원 기탁
정철웅 소장이 GIST에서 보낸 치열한 토론과 실패의 시간은 미국 메이요클리닉, LG생명과학, 리가켐바이오로 이어지는 신약개발의 여정에서 든든한 바탕이 되었다. GIST에서 시작된 연구자의 길이 오늘의 혁신과 후배들을 향한 나눔으로 이어지기까지, 그의 궤적을 따라가 본다.
Q1. GIST 생명과학과에서 보낸 석·박사 과정은 소장님께 연구자로서 어떤 바탕을 만들어주었나요?
지금 돌아보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수많은 토론이었습니다. 수업과 랩미팅은 물론이고, 휴식 시간에도 서로의 고민과 난제를 이야기하며 해결책을 논의하곤 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도교수님께 배운 태도 중 지금까지도 기억나는 말씀이 있습니다. 연구자로서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100이라고 한다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많아야 5 정도이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결국 연구자는 늘 겸손해야 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동시에 나 역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세와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오픈이노베이션의 정신을 일찍 배운 셈입니다.
Q2. 신약개발은 긴 시간과 많은 시행착오를 견뎌야 하는 분야입니다. GIST에서의 경험 가운데 실패를 받아들이고 다시 시도하는 힘을 길러준 경험이 있었을까요?
여러 실패의 경험을 통해 실패에서 배우는 법을 익혔습니다. 나름 열심히 노력했지만 비슷한 연구를 다른 사람이 먼저 성공한 적도 있었고, 잘못된 연구 방향으로 간 적도 있었습니다. 생각이 짧아 애초에 실험 디자인을 잘못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교수님과 동료들, 가족이 위로해주었고, 덕분에 실패의 아픔을 견디는 맷집이 조금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Q3. 이후 미국 메이요클리닉, LG생명과학, 그리고 현재의 리가켐바이오까지 연구 현장을 넓혀오셨습니다. 그 여정 속에서 GIST에서의 배움이 실제로 큰 힘이 됐다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학위과정 중 생명과학과에는 ‘Research Seminar’ 수업이 있었습니다. 대학원생들이 자신의 연구를 영어로 발표하는 수업이었는데, 교수님과 학생들의 질문 수위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평소에는 늘 웃으며 대하던 사람들이 발표 시간에는 가장 냉정하게 질문하고 지적하는 순간이었죠. 밖에 나가서 맞지 않도록 안에서 더 혹독하게 단련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덕분에 발표력도 좋아졌고, 연구의 허점을 분석하는 능력도 키울 수 있었습니다. 학위 취득 후 면접을 볼 때마다 그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Q4. 현재 리가켐바이오에서 ADC 연구를 이끌고 계십니다. 리가켐바이오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이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리가켐바이오는 왜 신약개발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진정한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는 점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고요. 앞으로도 치료가 어려운 질병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룬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리가켐바이오가 지향하는 성장 방향입니다.

Q5. 이번에 GIST 생명과학과와 화학과 발전을 위해 총 1억 원의 발전기금을 기탁해 주셨습니다. 이번 기탁을 결심하시게 된 계기와 소장님께 GIST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단순합니다.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갖고 있던 일종의 버킷리스트였습니다. 학창 시절 학교에 기부하시는 분들을 보면 참 멋져 보였습니다. 언젠가 저도 그렇게 모교에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2016년에도 생명과학과 동문들과 함께 발전기금을 기탁한 바 있습니다. 저에게 GIST는 고향 같은 곳입니다. 연구자로서 인생의 기초를 쌓은 곳인 GIST가 없었다면 제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Q6. 이번 기탁은 생명과학과와 화학과에 각각 5천만 원씩 지정해 이루어졌습니다. 두 학과에 마음을 나누어 전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생명과학과는 제가 교육받은 곳입니다. 화학과는 현재 저의 둘째 자녀가 배움을 이어가고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생명과학과와 화학과는 신약개발을 위해 함께 협업할 일이 많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저희 회사에도 GIST 화학과 출신들이 있고요. 두 학과에서 앞으로도 좋은 인재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습니다.

Q7. 기탁금이 후배들에게 어떤 기회로 이어지기를 바라시나요? 또 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도전적인 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환경’은 어떤 모습인가요?
학생들이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그것이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도전적인 연구 환경이란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고 위험요소와 기회를 같이 토론하며 실행할 능력을 갖춘 환경이 아닐까요?
Q8. 글로벌 신약개발 현장에서 보실 때 GIST 출신 연구자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성실하고 도전적인 분들이 비교적 많은 것 같습니다. 주어진 문제를 꾸준히 파고들고,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가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9. 앞으로 GIST가 어떤 대학으로 성장하길 바라시나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GIST는 미래 기술의 핵심을 담당할 수 있는 분야들이 모여 있는 교육기관입니다. 각 분야에서도 좋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융합연구가 더욱 강화되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학부 과정에서 다양한 전공을 두루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후배들이 그 안에서 다양한 지식과 관점을 배우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정철웅 동문의
연구와 나눔의 궤적
GIST 석·박사 과정
해외·산업 연구 경험
리가켐바이오 ADC 연구
모교를 향한 기부
다음 세대를 위한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