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매 등 인류의 건강수명을 위협하는 질병들과 코로나19 사태 등 새롭게 발생하는 치명적인 감염병들의 병인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제시하기 위해 인공지능, 항암, 항바이러스, 감염, 미세먼지, 면역치료 등을 키워드로 생명과학과 의과학·의공학의 유기적인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지스트 연구센터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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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AI의 시대다. AI는 이제 분야 간 경계를 넘어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혁신을 만들고 있다.
필자가 속한 LG그룹의 이야기를 하자면, 이제 복잡한 공정 운영 스케줄링 업무는 AI가 보조하기 시작했다. LG화학 납사 분해 시설(Naphtha Cracking Center, NCC)에 적용된 AI 스케줄러의 사례다. NCC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수많은 공정의 특징과 제약 조건을 이해해야 하고, 상호 연관된 공정들이 원만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스케줄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시장의 공급과 수요 상황에 맞춰 제품 생산량을 조절하는 탄력적 운영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존에는 숙련된 엔지니어가 며칠씩 투입돼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했다. 반면, 공정에 도입된 AI 스케줄러는 단 몇 시간만에 스케줄링을 완료해 내며 혁신의 시작을 알렸다. 결과적으로 시간 단축과 정확도 향상을 통해 NCC 수익성은 높아지고, 숙련된 엔지니어는 자신의 시간을 더 중요도 높은 업무에 할애할 수 있다.
LG전자는 ‘2024년 콜센터 품질지수’ 평가에서 1위에 올랐다. 고객 상담 과정 전반에 AI 솔루션을 도입한 AI 컨택 센터(AI Contact Center, AICC)의 사례다. AI가 고객과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해 보여주고, 대화의 맥락을 파악해 고객 상담에 필요한 내용을 상담 컨설턴트에게 알려준다. AI로 한 차원 높은 품질의 고객 상담이 가능해진 것이다.
LG상록재단의 화담숲에는 AI가 기획한 미디어아트가 전시 중이다. AI는 화담숲 이미지 6,700장을 학습한 후 화담숲만의 사계절을 보여주는 미디어아트를 기획했고, 여기에 맞는 계절별 이미지도 생성해 냈다. 특히 ‘봄’ 미디어아트에는 실제 꽃의 모습 대신, 색채의 흐름과 리듬을 활용해 계절의 생동감을 표현해 내는 AI만의 독창적 해석이 담겼다.
LG를 포함해 글로벌 AI 기업들의 AI 기술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여기에 더해, 기업 간의 기술 경쟁은 국가 간의 패권 경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현재 EU와 미국을 중심으로 AI 규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핵심은 주요국 모두 자국의 AI 산업 경쟁력과 국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철저히 계산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EU의 AI Act는 AI 시스템을 위험도에 따라 분류하고 고위험 AI에 대해 법적으로 엄격히 규제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규제는 EU 시민들의 인권 보호를 포함해, 글로벌 AI 기업들로부터 EU 내 AI 산업과 시장을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반면 미국은 기술 혁신과 자율 규제를 지향한다. 자국 AI 기업들이 기술 우위를 선점하게 하고 AI 헤게모니를 잡겠다는 의지다. 또한 최근(2024.9.12) 발표된 백악관 AI 인프라 리더십 라운드테이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건설 허가를 신속하게 지원하고, 데이터센터 건설에 육군 공병대까지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AI 생태계가 고도화되는 과정에서 기업에 대한 AI 윤리 역량 확보의 요구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기업은 AI 라이프 사이클의 전 과정 중 AI 윤리 측면에서 잘못된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도록 감시하고 관리하는 조직과 절차를 갖춰야 한다. AI가 내놓는 답변은 높은 전문성과 신뢰성을 갖춰야 하고, 학습에 활용된 데이터는 저작권이나 개인정보 이슈 등의 문제가 해소된 것들이어야 한다.
필자가 속한 LG AI연구원은 AI 모델 개발 시 AI 윤리 측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조직과 체계를 마련했다. 내·외부 레드팀 구성을 통해 AI 알고리즘과 모델에 숨겨진 편견이나 오류, 취약점을 찾아내고 AI의 강도와 보안을 시험하는 등의 과정을 거친다. 데이터 측면에서는 거버넌스를 구축해 저작권과 개인정보 이슈를 검토하고, 법적 리스크가 없는 데이터만 선별해 학습에 활용한다. 이렇게 발표한 것이 지난 8월 오픈소스로 공개한 EXAONE 3.0이다.
기업은 AI 윤리 실천에서 나아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다양한 논의를 이끌어 내는 적극적 활동도 이어가야 한다. LG AI연구원은 지난 2월 ‘AI 윤리 책무성 보고서’ 발행을 통해 1년간의 AI 윤리 실천 성과를 공개했고, EXAONE 3.0의 테크니컬 리포트에서는 AI 윤리 측면의 평가 결과를 투명하게 담았다. 보완이 필요한 항목도 숨김 없이 공개해 연구자들 간 의미 있는 논의로 이어지도록 했다. AI 윤리 측면의 통합적 노력을 통해 모델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대한민국 정부도 AI 기본법 제정을 논의하고 있다. 우리만의 독자적인 AI 기본법은 어떤 모습일까. 일각에서는 최근 화제가 된 딥페이크 사례를 들며, 기술을 규제하는 기본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필자는 AI로 인해 발생하는 복잡한 문제를 개선하고, 해결하는 방향으로 AI 기본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음주운전이 위험하다고 음주운전을 막기 위한 자동차 기술의 검인증을 요구하거나 주류의 판매를 금지하는 주장이 합리적인 접근이 아닌 것처럼, AI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나 그 대상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의 오용과 악용을 방지하는 방향으로 구체화되어야 한다.
AI 시대, 우리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역할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먼저 소비자로서 AI 리터러시를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AI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적극 활용할 줄 아는 역량이 요구된다. 정부와 기업, 학계에서 이미 AI 리터러시 역량 강화를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 중으로,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우리는 데이터 생산자,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의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나 자신부터 차별과 편향이 없는 콘텐츠를 만들고, 차별과 편향이 있는 콘텐츠를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비판적 시각이 필요하다. 나의 개인 정보와 내가 만들어 내는 모든 데이터의 권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AI 시대, 본격적인 주도권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기업과 정부, 시민과 학계가 함께 대한민국의 AI 경쟁력을 높이고, 다가올 미래에 글로벌 AI 패권 전쟁 속 주도권을 잡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