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매 등 인류의 건강수명을 위협하는 질병들과 코로나19 사태 등 새롭게 발생하는 치명적인 감염병들의 병인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제시하기 위해 인공지능, 항암, 항바이러스, 감염, 미세먼지, 면역치료 등을 키워드로 생명과학과 의과학·의공학의 유기적인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지스트 연구센터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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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플랑크와 아인슈타인이 빛을 양자화한 뒤, 1960년대 레이저가 등장하자 연구자들은 광자를 두 갈래로 보내 한 입자가 동시에 두 경로를 지나는 중첩·간섭을 확인했고, 이어 ‘빛 입자는 몰려다니지 않는다’는 안티번칭(anti-bunching) 현상도 관측했다.
1970~1980년대에는 잡음이 절반으로 줄어든 압축광(squeezed light)과 홍–우–맨델(Hong-Ou-Mandel) 두-광자 간섭이 잇달아 보고되며 얽힘(entanglement)까지 실험에 포착됐다.
이렇게 한 번에 하나씩 쏘아도 파동 무늬를 그리고, 만나면 사라지며, 거리를 무시해 버리는 중첩·간섭·스퀴징·얽힘은 고전파로는 설명되지 않는 비고전적 자원임을 일깨웠다. 모든 빛이 양자이지만, 빛의 통계와 상관을 설계해 고전 한계를 깨는 빛을 다룰 때 비로소 새로운 기술 자원이 된다. 그리고 이를 탐구하는 학문이 양자 광학이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비고전적 자원은 빛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1990년대 후반 전기장으로 공중에 잡아 두는 이온 덫과 극저온 회로에 패턴화한 초전도 ‘인공원자’가 등장해 단일 입자를 프로그래밍하듯 제어할 수 있게 됐고, 이어 고체 속 전자·핵스핀, 중성 원자 배열까지 양자 메모리 겸 연산 소자로 진화했다.
오늘날 연구실과 IBM, Google, IonQ, PASQAL, QuEra 등의 기업들은 서로 다른 플랫폼에서 중첩·간섭·얽힘을 구현하고 교환하며 광자와 연결해 네트워크를 이루는 시대를 열고 있다. 이 흐름이 바로 양자 컴퓨터 개발을 가속화한 밑바탕이다.
이 비고전적 자원을 계산기에 넣은 것이 양자 컴퓨터이다. 얽힌 큐비트는 동시에 수많은 해를 탐색하고, 간섭으로 오답을 지운 뒤 적은 횟수의 측정만으로 정답에 가까운 값을 얻는다. 양자우월성(Quantum Supremacy)은 ‘문제의 실용성과는 무관하게, 특정 계산에서 고전 컴퓨터를 압도적으로 앞서는 상태’를 뜻하며, 2019년 구글이 53큐비트로 ‘무작위 회로 샘플링’을 수행해 처음 보고했다. 연구계와 산업계는 실용 문제에서 속도·품질을 높이는 양자이득(Quantum Advantage)을 확인하고, 궁극적으로 비용까지 감안해 단기적으로는 ‘써볼 만한’ 실용성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고전 정보 기술의 판도를 바꿀 파괴적 실용성까지 겨냥하며 연구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어쨌든 목표는 고전 컴퓨터가 풀지 못하거나 너무 오래 걸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양자 상태는 외부 잡음과 미세한 제어 오차에 극도로 민감해, 수백 회만 연산해도 중첩·얽힘이 사라진다. 이러한 취약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수백∼수천 개의 물리 큐비트를 묶어 하나의 논리(logical) 큐비트를 만들고 오류를 실시간으로 고치는 완전 오류 정정(fault tolerance)이 필요하다. 전체 규모가 수백만 물리 큐비트까지 불어난다는 계산이 나오자, 학계는 2018년부터 ‘잡음 많고 규모 작은’ NISQ(Noisy Intermediate-Scale Quantum) 기기로도 얻을 수 있는 양자이득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2023년 오크리지–IBM 팀은 127큐비트 칩으로 태양전지 후보 수천 종을 빠르게 선별해 고전 시뮬레이션 몇 개월분을 단축했지만, 오류 완화와 후처리에 대규모 고전 계산이 필요했다. 같은 해 Aalto-IQM은 리튬이온 배터리 전해질 분해 경로를 양자-고전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예측했으나 결과 신뢰도는 실험 검증 단계다. 2025년 1월 〈Nature Biotechnology〉에는 변분 양자 알고리즘으로 난치암 유전자 KRAS 억제제 후보를 이틀 만에 도출했다는 논문이 실렸지만, 후속 생물학적 평가는 아직 진행 중이다. 한편 오류 정정 연구도 전진하고 있다. 2023년 구글은 72개 물리 큐비트로 구현한 표면 코드에서 코드 거리를 늘리면 논리 오류율이 지수적으로 감소함을 실험으로 확인했고, 2024년 IBM은 101큐비트 ‘윌로우’ 프로세서에서 논리 수명을 물리 큐비트 대비 2.4배 연장해 완전 오류 정정 가능성에 청신호를 켰다.
IT 업계 리더들은 ‘10년 안에 실용성’을 외치는 IBM과 ‘30년’을 전망하는 엔비디아처럼 시점을 두고 설전을 벌이지만, ‘결국 실현된다’는 데는 대체로 의견이 모인다. 기술 향상 곡선이 앞으로도 지수적이라면, 언젠가 현행 암호가 깨지는 재해(쇼어 알고리즘)와 신약·신소재가 탄생하는 혜택이 동전의 양면으로 동시에 다가올 것이다. 이런 가능성 때문에 각국 정부와 빅테크, 벤처캐피털은 2025년 현재 누적 1천억 달러 이상을 양자 분야에 투입하고 있다.
양자 정보 기술의 응용은 계산에 그치지 않는다. 위성과 지상 1200km를 잇는 중국의 양자 암호키 분배, 레이저 소음을 절반으로 눌러 중력파 검출 감도를 25% 끌어올린 LIGO의 압축광, 얽힌 원자시계로 ‘1초 오차가 100억 년에 한 번’을 노리는 차세대 시간 표준처럼, 통신·센싱·계측에서도 고전 한계를 향한 돌파가 가속 중이다.
스핀 양자정보연구실은 스핀-광자 얽힘 기반 양자 네트워크를 연구한다. 고체 속 전자 스핀을 양자 메모리로, 광자를 ‘날아다니는 큐비트’로 삼아 멀리 떨어진 메모리를 실시간으로 얽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빛보다 빠르게 보낼 순 없지만, 빛으로 더 멀리, 양자로 더 깊이 연결된 컴퓨팅 세상을 준비하고 있다. 양자 정보 과학은 여전히 '두 갈래 빛' 실험에 서린 호기심을 잃지 않은 채, 산업과 학문이 만나는 최전선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존 프레스킬의 블로그 글 〈Quantum Mechanics: First and Second Centuries(2025-03-20)〉 :
1925-2025-2125년을 잇는 긴 호흡으로 양자 과학의 지난 세기와 다음 세기를 조망한다.
HPCwire 칼럼 〈Quantum Computing 2025—Is it Turning the Corner?(2025-01-01)〉 :
하드웨어·소프트웨어·투자 동향을 최신 데이터로 살펴본다.
과학 웹진 〈Horizon〉 : 고등과학원(KIAS) 웹진 중 특히 김한영 교수가 연재한 〈양자 컴퓨터 시대의 문턱에서〉 시리즈.
기초 개념부터 최근 성과까지 잘 정리돼 있으며, ‘양자’ 키워드로 검색하면 다른 칼럼도 한눈에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