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이슈 중심에 선 2017년 한국의 봄

과학기술로 극복하는 미세먼지

최근 환경부가 ‘미세먼지’를 ‘부유먼지’로, 그리고 ‘초미세먼지’를 ‘미세먼지’로 용어를 변경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용어와 달라 불편하기에 바꾸기로 했다는 환경부 측 설명에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용어 개선보다는 미세먼지 걱정 없는 환경으로의 개선이 우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2017년 봄, 미세먼지 이슈의 중심에 놓여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들여다 봤다.


남산타워의 비밀, ‘빨간 불은 위험해요!’

서울 밤 풍경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야경의 중심에는 다양한 조명 빛을 뽐내는 남산타워가 있다. 그러나 그 빛이 아름답다며 마냥 바라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남산타워는 불빛을 통해 우리에게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빨간 불은 위험하다”며.

사실 2011년부터 남산타워는 일몰 후부터 자정까지 조명 색깔을 통해 대기오염 정보를 국민들에게 쉽고 빠르게 전달하는 ‘미세먼지 농도 알리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18년까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20%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서울시 미세먼지 대응 전략의 일환인 셈이다. 즉, 남산타워는 미세먼지 농도가 낮을 경우엔 ‘파란색’으로, 보통일 경우에는 ‘초록색’으로, 또 나쁠 때에는 ‘노란색’으로, 그리고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높을 때에는 위험을 뜻하는 색깔인 ‘빨간색’으로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미세먼지 예보는 이제 우리의 삶 속에서 날씨 예보만큼이나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관심에 힘입어 뉴스의 기상정보 섹션에 미세먼지 예보가 추가된 지 오래며, 환경부가 제공하는 실시간 대기오염도 측정 사이트인 ‘에어코리아’도 즐겨찾기를 할 만큼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심지어 올 4월부터는 에어코리아에서 미세먼지 농도 알림 문자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으며, 이에 편승해 미세먼지 농도를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도 인기를 끌고 있다. 미세먼지 예보 관련 스마트폰 앱 종류만 해도 수십 개에 이르며, 온갖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는 미세먼지 앱 추천 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미세먼지 테마주 호황, 마스크와 공기정화제품 ‘불티’

미세먼지 예보 모바일 앱 서비스처럼 최근 들어 더욱 호황을 누리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미세먼지 테마주다. 연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공기정화 제품을 취급하는 가전업계가 특수를 맞고 있으며, 산소 스프레이를 비롯해 점안제, 마스크 등을 취급하는 미세먼지 관련 바이오 및 제약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과학기술 분야 관련 R&D도 보다 활발해지면서 미세먼지 특수에 동참하고 있다. 실제로 GIST 박기홍 교수가 이끌었던 초미세먼지 피해저감 사업단에서는 기존의 황사 마스크를 넘어 미세먼지용으로 특수 제작된 마스크와 무필터 공기청정기까지 선보이면서 미세먼지를 통한 신사업 창출에 힘을 보탰다.

중국 탓? 고등어 탓? 미세먼지 발생 책임 논란 가중


하지만 아무리 미세먼지 특수로 인해 신사업이 창출된다고 해도 미세먼지의 중심 속에 있는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이것이 결코 유쾌한 상황은 아니다. 미세먼지가 품고 있는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등의 이온 성분과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등 유해물질 대부분이 인간의 기도에서 미처 걸러지지 못하고 폐포까지 침투해 심장질환과 호흡기 질병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세먼지의 경우 입자가 큰 먼지와 달리 단기간만 노출돼도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심할 경우 조기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방암, 심장암 등 각종 암까지 유발한다고 하니, 일찍이 WHO에서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그 별명조차 ‘침묵의 암살자’라고 할 만큼 미세먼지의 위험도는 높다고 할 수 있겠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정부에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심지어 봄철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지적되곤 하는 중국발 황사를 근거로 중국과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미세먼지 피해 손해배상까지 청구하는 등 책임소재 논란도 빚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국내 환경재단 관계자 및 변호사를 주축으로 일부 시민까지 동참해 중국과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해 화제가 됐다. 중국의 경우 미세먼지 관리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점을, 한국 정부의 경우에는 미세먼지의 원인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해 국민들의 안전과 행복 추구권을 보호할 의무를 게을리 했다는 점을 소송의 이유로 들었다. 이 소송의 결과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사실 원고 측은 소송의 승패보다는 이를 이슈화해 미세먼지 문제를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이번 소송으로 인해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은 물론 미세먼지 해결 방안을 적극 도입하고 대처하라는 국민의 목소리 또한 더욱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실효성 있는 현실적인 미세먼지 대응 마련책을 즉각 내놓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정부에의 미세먼지 책임 규명조차 소극적이라며 정부를 비난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환경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국내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비단 중국 황사 때문으로만 한정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배기가스를 비롯한 석탄화력발전소와 각종 산업 공장, 그리고 고기나 생선을 굽는 일상적인 생활을 통해서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까닭이다. 다시 말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적돼 한창 논란이 됐던 ‘고등어’ 역시 사실 미세먼지 발생원 중 하나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

2017년 한국의 봄, 미세먼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5월 대선을 앞둔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미세먼지 대응 공략을 당선의 키워드 중 하나로 빼들었다. 국내 미세먼지 발생원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석탄화력발전소의 감축을 비롯해 공장의 가스배출 총량 규제 확대, 미세먼지 특별 감시단 구축, 그리고 동북아 협력을 통한 미세먼지 대응 등 대선주자별로 그 공약도 다양하다. 하지만 과연 해당 공략들이 얼마나 실효성 있게 지켜질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할 것이다.

한편, 국내 실정에 맞춘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정책만큼이나 주목받고 있는 것은 미세먼지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과학기술이다. 특히, 아직까지 미세먼지 발생원인조차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받고 있는 만큼 국내 실정에 맞는 미세먼지 측정, 진단 시스템 구축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이에 대해 GIST 지구·환경공학부 박기홍 교수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듯이 우선적으로 국내 미세먼지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지금 이 시점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발생원과 각 미세먼지의 농도 및 독성 진단 등 한국형 미세먼지 DB 및 측정 시스템 구축과 이를 통한 한국 실정에 맞는 예보기술 개발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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