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에 노벨 물리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으셨는데요. 노벨상 수상을 이끈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수학이다. 물리적인 배경지식을 무시하지 마라(Physikalischer Hosenboden).” 노벨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제게 큰 영향을 준 한 마디입니다. 제가 실험과 관련된 계산 업무를 하고 있었을 당시 연구소장이었던 K. H. Hellwege 교수님의 조언이지요. 이 한 마디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단순한 자성구조이지만 쉽게 풀리지 않는 새로운 현상을 설명해야만 했는데, 이 말 한 마디가 제게 실험에 대한 용기를 줬을 뿐 아니라 방향성까지 제시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 조언을 실천했기에 훌륭한 실험 결과를 얻을 수 있었으며, 결국 제가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GIST 그륀베르크자성나노소재연구센터의 센터장으로 역임하고 계신데, 해당직을 역임하고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GIST에서 먼저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그 후 GIST를 방문해 보니 연구에 대한 학생들의 열의가 매우 높았을 뿐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고 제게도 이 자리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제안을 받아들인 후 GIST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다시 한 번 감명을 받았습니다. 사실 GIST 외에도 동일한 센터가 다른 나라에도 여러 곳이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다국적 학생 및 연구원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은 좋은 현상이고,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한국에서도 인류에 공헌하는 좋은 과학기술들이 연구 개발되고 있는데, 노벨상 수상자는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이를 극복할 방법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꼭 노벨상을 받아야만 가치가 있는 걸까요?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연구하는 데에 있습니다. 제 경우 끊임없는 연구 외에는 특별한 비결이 없었습니다. 노벨상을 수상하기 전에도 많은 성과가 있었고, 이로 인해 학계에서 유명해진 덕분에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죠. 연구자로서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포기하지 않고 연구를 지속해 나갔기에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끈기와 인내를 가지고 집중하면 많은 행운이 함께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물론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생길 수는 있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연구에 몰두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저절로 따르게 될 것입니다.

 

 

 

최근 박사님이 집중하고 있는 연구는 무엇이고, 그로 인해 향후 어떤 기대효과가 있을까요?

나이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직접적으로 실험하기는 힘들지만, 그 대신에 지금은 새로운 물리적 법칙을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세한 크기에 포커스된 레이저를 다양한 필드 하에 있는 물질에 입사해 주면 원자 간의 상호관계를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를 좀 더 보편적인 범위에서 적용할 수 있는 물리 법칙을 찾고 있습니다. 자연현상은 대개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저는 보다 넒은 범위에서 적용할 수 있는 물리 법칙을 관찰하기를 원합니다. 따라서 어떻게 다양한 분야가 연결돼 있는지도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로서 혹은 인생 선배로서 GIST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일단 어느 정도의 노력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자기가 하고 있는 공부, 연구 등을 열심히 해야 하며, 거기에 대한 욕심과 열정도 필요합니다. 열심히 하는 이에게 기회가 찾아오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건강입니다. 욕심이 지나쳐 자신을 해칠 정도로 일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완벽한 건강을 유지한 상태에서 뛰어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적당한 운동과 취미생활을 하면서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단련시키고, 자신의 연구에 열정을 가지고 임한다면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